본격적인 가을, 백로(白露)

<범은희 광주지방기상청 기획운영과장>
 

9월 7일은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열다섯 번 째 절기인 백로(白露)이다. 한낮에는 30도를 넘나드는 햇살이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해지는 시기로 일교차가 심해지고, 풀잎이나 나뭇잎 끝에 달린 하얀 이슬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며, 입추가 지난 줄 몰랐던 사람들도 백로가 가까워지면 가을이 깊어졌음을 깨닫게 된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간혹 올해처럼 7월 말에 들기도 한다.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참외나 오이가 잘 된다고 한다. 보통 이 무렵은 장마가 끝난 후여서 비교적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한낮에는 햇볕이 좋아 오곡이 잘 여문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전남지역에서는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 전에 여물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상학적으로 이맘때면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서서히 물러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며 공기가 건조해진다. 갑자기 건조해진 날씨와 낮과 밤의 큰 기온차로 피부의 수분함량이 10%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우리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느끼는 습도는 가을의 경우 50~60% 정도가 되어야 쾌적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가을에는 날로 선선해지는 날씨와 높고 파란 하늘이 등산이나 나들이 등으로 우리를 밖으로 유혹한다. 이렇게 야외활동은 많아지지만 여름철보다 소홀하게 대처하는 것이 자외선이다. 실제로 7~8월에 자외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5~6월과 9월에 더 높고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집중된다. 여름 자외선보다 더 강하다는 가을 자외선이 피부 속 멜라닌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면서 기미, 주근깨를 불러일으키고 각질을 생성하는데 이러한 각질은 수분 흡수를 방해해 피부를 더욱 푸석하게 한다.

기상청에서는 자외선지수를 3월부터 11월까지 일 2회(오전 6시, 오후 6시), 5단계(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위험)로 나누어 제공하고 있으니, 자외선 지수 단계에 따른 주의사항을 참고해 피부건강에 유의하시어 행복하고 건강한 가을을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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