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만에 고향 해남으로 돌아온 수몰 광부들”

일제강점기 ‘옥매광산’사건 추모비 건립

군민 1인 1만원 모금 운동 펼쳐 의미 배가

일제 강점기 해남 옥매광산 118명의 광부들이 집단 수몰된 뒤 72년이 지나도록 추모비 마저 없었으나 올해는 군민들의 성금으로 추모조형물이 세워져 지난 6일 건립식을 가졌다./해남군 제공

일제강점기 118명의 광부들이 집단 수몰된‘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의 추모조형물이 건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남 ‘옥매광산’ 광부수몰 118인 추모비 건립위원회와 유족회는 지난 6일 황산면 삼호리 선착장에서 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 희생자 추모비 건립식 및 72주년 합동추모제를 가졌다.

‘임이여 영원하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5.5m 높이의 추모조형물은 배모양 조각물 위에 희생된 118명의 광부를 상징하는 118개의 원모양을 조성해 마침내 고향의 품에 안긴 광부들의 넋을 그렸다.

특히 추모조형물 조성을 위해 해남군민 1인이 1만원씩을 내는 성금모금 행사가 진행돼 지난달 한달여동안 1천300여명의 군민들이 1천400여만원의 건립 기금을 모금, 조형물 조성 비용을 충당함으로써 더욱 의미를 깊게 하고 있다.

또한 재능기부를 통해 울돌목의 고뇌하는 이순신상을 만든 해남출신 이동훈 작가가 추모조형물을 제작하고, 해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추모제 공연을 준비하는 등 각계의 의지가 모아져 행사를 마련했다.

그동안 황산 옥매광산 광부 집단수몰사건 추모제는 대부분 유족들이 고향을 떠나면서 남아있던 몇몇 유족들이 돈을 모아 합동 제사를 지내 왔으나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극단 미암의 도움으로 합동추모제가 성사됐다. 지난해부터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던 황산면과 문내면 사회단체들이 나서 추모제를 지원하는 한편 추모조형물 추진위원회를 발족, 추모비 조성을 이끌어냈다.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동원에 대한 관심이 미미한 상황에서 해남군은 올해 조례개정을 통해 강제동원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으로 추모제 비용 3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옥매광산 희생자 유족회 박철희 회장은 “그동안 몇몇 유족들이 성금을 모아 추모제를 지내왔는데 군민들의 도움으로 올해는 뜻 깊은 추모제를 진행하게 됐다”며 “그 뜻을 소중히 안고 가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해남/임권석 기자 i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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