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총선 일정을 확정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지명자를 내년 7월 대선에서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A4면>
옐친 대통령이 후계자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옐친은 이날 TV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이 총선일정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총선이 오는 12월 19일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나는 광범위한 정치 세력들에 의존해 사회를 단합시키고 개혁을 지속할 수 있는 인물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는 국가안보위 서기이자 연방보안국(FSB) 국장인 블라디미르 푸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이 “오는 21세기 러시아의 부흥을 위해 필요한 주변 모든 사람들을 단합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뒤 “오는 2000년 7월 대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모두가 나와 마찬가지로 푸틴의 인간성과 업무능력을 확신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옐친은 이날 앞서 세르게이 스테파신 총리를 해임하고 내각을 해산하는 한편,푸틴 안보위 서기를 제1부총리로 임명한 뒤 총리로 지명, 국가두마(하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푸틴 총리지명자는 좀처럼 대중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정평있는 정보요원 출신으로 지난 96년 크렘린에 발탁된 이후 보리스 옐친 대통령 및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특히 크렘린궁의 부패사건을 수사해온 유리 스쿠라토프 검찰총장의 해임 및 기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 옐친의 최측근 인물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지난 75년 레닌그라드(현 상트 페테르부르그) 국립대학 법학부를 졸업한뒤 FSB의 전신인 소연방 국가안보위원회(KGB)에 투신, 독일에서 오랜 기간 첩보활동에 종사해왔다.
그는 이어 지난 90년-96년 상트 페테르부르그 대표자회의 의장 보좌관과 상트페테르부르그시 해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96년-97년 대통령 총무실 부실장,97-98년 대통령 행정실(크렘린궁) 제1부실장, 98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FSB 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 FSB 국장겸 국가 안보위 서기로 발탁, 현재까지 이 직책을 맡아왔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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