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오피니언 칼럼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의 남도일보 '화요세평'어느 기업인에게 보내는 편지 3

어느 기업인에게 보내는 편지 3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김주완 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미국에서 그대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격려 덕분에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시애틀로 이동 중입니다. 여분의 시간이 있어 공항 로비에서 몇 자 적습니다. 우리 앞에 밀려오는 변화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들은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요? 이 같은 고민은 지금 이 시각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정답이 없죠. 그럼에도 실리콘밸리에서 느낀 몇 가지에 대해서는 얘기 드리고 싶었습니다. 두서없을 지라도 혜량 바랍니다.

미국에서 4차산업을 배우겠다는 발상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이 단어를 생소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나 빅데이터 등의 4차산업 본질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단어에만 열광하는 듯합니다. 점차 콘텐츠 중심으로 잡혀가리라고 봅니다. 그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경우, 새로운 변화의 본질은 놀랍게도 소비자입니다. 소비자에게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최대 명제입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융합입니다. 벤처창업과 중소기업, 국가출연 연구소들이 다른 것 같지만 같은 범위 내에서 움직입니다. 상호 연결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SRI(Standford Research Innovation)가 그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는 연구인력 2천명, 5천억원의 1년 예산 80%를 연방정부에서 지원 받습니다.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업화(commercialization)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연구소가 물건을 잘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기업체가 요청하면 먼저 그 기술에 대한 조사부터 들어갑니다. 다른 곳에서 진행 중이거나 이미 완료된 기술은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과감히 거부합니다. 전문 연구진과 기업체 임원들이 수차례의 만남을 갖습니다. 시장조사는 필수적이고 마케팅 방법까지 제시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삼성폰의 홍채인식 기술도 개발됐다 합니다.

광주의 경우에도 30개에 달하는 기관들이 기업들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박사급의 전문직 종사자도 수백명에 이릅니다. 광과 전기 전자, 통신, 기계, 금속 등의 전문가들이 기업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데 함께 노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역 대학교와 향후 설립될 한전 공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현재 3~5%에 불과한 기술의 사업화율을 대폭 확대하는 데 힘을 모아야죠. 기업체 스스로가 이들 기관을 두드리는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대가 알다시피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서부 개척시대를 닮았습니다. 소비자 니즈(Needs)를 쫓는 스타트업(Start-up)들은 금광채굴을 위해 서부로 몰리는 개척자들에 다름 아닙니다. 한몫을 잡겠다는 욕구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이 욕구는 건강합니다. 국가는 돈을 대고 마이크로소프크, 구글, GE, 아마존 등이 이 욕망에 불을 지핍니다.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이들 중의 90%가 M&A를 통해 대기업에 흡수됩니다. 청년들은 또 다른 창업자금을 얻고 기업들은 제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변의 자금을 끌어들이며 공룡으로 커가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대략 5%에 이르고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이 과정을 거쳐 탄생된 기업들입니다. 2011년부터 급속히 성장 중인 넷플릭스(NETFLIX)는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고리즘(Algorithm) 기술개발에 100만 달러를 내걸었다 합니다. 젊은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찾는 거죠. 기업홍보와 창업가 양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입니다. 더불어 사는 생태계는 이렇게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런 고백이지만 이곳에 와서 그대의 고통을 더욱 이해하게 됐습니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책임지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수많은 식솔들의 생존권을 책임져야 하는 그대는 분명 애국자입니다. 그대의 고민은 결국 모두의 것이란 생각에 이릅니다. 150만 광주시민들의 몫이기도 하죠. 함께 노력하는 공동체 경영을 꿈꾸자는 말로 글을 마칩니다. 그것이 4차산업의 본질을 채우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