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르테회에 공방 생활자기 등 1천여점 전시

‘쓰임’이 주는 한국 도자의 미학
광주신세계갤러리, 내달 10일까지 이영재 도자전
마르가르테회에 공방 생활자기 등 1천여점 전시
 

이영재 ‘방추항아리’

독일 에센에서 마르가르테회에(Margaretenhohe) 공방을 운영하는 이영재 작가의 도자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13일부터 10월 10일까지 ‘이영재 도자전’을 열고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도자기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대표로 있으며 1924년 창립된 이래 생활에 적합한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자는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실천해온 마르가르테회에 공방의 생활자기와 이 작가의 대표 작품 등 1천여 점이 전시된다.

이 작가는 1972년 독일로 건너가 도예와 미술사를 공부하며 40여 년 넘게 물레를 돌려 생활자기로 호평과 사랑을 받았다.

“쓰임에 충실한 한국 도자기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한국인으로서 전통의 마음에 바탕하고 ‘쓰임’을 고민한 작가의 그릇은 세계 곳곳의 공간에서 실용적인 사물로, 삶의 여백으로 자리한다.
 

마르가르테회에 공방 ‘6가지 유약’

그의 작품은 미국의 무대 연출가 로버트 윌슨이 애정하는 그릇이자 요르단 왕실의 식기세트, 독일 성당의 미사용 성배로 쓰인다. 양손으로 감싸 본 사람만이 이영재 그릇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방추 항아리와 사발의 깊고 세련된 색감과 쓰임에 대한 오랜 연구로 만들어진 모던한 형태는 한국의 시간과 독일의 시간이 버무려지며 지난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어릴 적 기억 속 끌어올린 할머니의 치마자락, 한복의 굽은 선의 맵시가 연상되는 방추항아리는 사발 두 개가 합쳐져 만들어진다. 작가는 이 항아리를 분단된 조국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빚었다고 한다.

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번잡함 속에 더 찾게 되는 한적한 마음을 열정과 예술의 온기로 가득한 이영재의 도자기에서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지난 6일 대구신세계갤러리를 시작으로 13일에는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전시가 진행되고, 11월 7일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로 이어지는 순회전이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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