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방관자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황석헌 전남 담양경찰서장>
연일 뉴스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는 부산과 강릉 여학생들에 의한 집단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의 심각한 장면을 접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의 가장 큰 특징은 갈수록 물리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새로운 형태의 폭력이 나타나는 등 점차 다양화, 집단화, 조직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폭력이나 따돌림은 물론 성추행과 성폭력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다 실효성 있는 성교육 대책도 필요하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연령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어 고등학교 학교폭력은 감소 추세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교폭력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입시 부담이 없고 사춘기가 시작되는 중학교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중학교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새로운 폭력 양상이 존재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처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피해학생은 단순한 심리 상담에 그치고 있고 가해학생은 봉사활동, 특별교육, 출석정지 등 미온적이고 땜질식 처방에 그쳐왔기 때문에 오히려 폭력의 불씨를 키우고 있고 가해학생의 폭력 잠재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결국 학교폭력은 학교 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 때문에 일회성 처벌 등 단순한 대책 보다는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그 심각성 이해 및 예방을 위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특별한 관심이 더욱 더 필요하다.
그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청중이 아니라 가해 조력자, 가해 강화자, 그리고 암묵적으로 승인함으로 가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방관자 집단이라고 하는데, 이는 대리학습이나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지속적인 경험으로 무력감, 자존감 저하 및 정상적인 발달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한다.
학생 본인의 의지나 가족과 교사의 관심뿐만 아니라 미숙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방관자가 피해자 편에서 오히려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강력한 집단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하는 등 이들에 대한 접근이 중요할 것이다.
법적으로 신고의무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방관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것은 별개로 어른들의 역할은 힘든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방관자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방관자의 입장과 그 이유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개발과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들이 전문적인 상담사뿐만 아니라 학부모 등에게도 필요하고 언제든지 그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자세 또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