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뱃살 걱정 말고 맘껏 먹자!

추석연휴 뱃살 걱정 말고 맘껏 먹자!
<이상영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민족의 큰 명절인 설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였다. 맛있는 설날 음식들을 함께 먹고 마시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도 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남는 건… 뱃살. 헉!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긴 연휴, 특히 명절을 지낸 후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에 갑작스레 늘어버린 체중이다. 명절이면 성묘 외에는 이렇다 할 야외 활동도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가족친지들과 보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각종 음식들과 과일 및 간식들로 위장이 쉴 새 없이 채워지기 일쑤다. 게다가 명절 음식들이 보통 고칼로리인가. 또한 해외여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국적인 각종 음식들을 지금 이 기회 아니면 언제 다시 찾아오겠나 하는 생각에 우리의 위장관들이 담아낼 수 없는 한도까지 폭식해본 경험들도 다들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폭식과 과식, 정규적인 식사시간 이외의 계속된 음식섭취가 다이어트에 가장 큰 적이 된다는 것이 오늘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라고 하면 ‘체중감량’이란 단어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어사전에서 ‘diet’를 찾아보면 알겠지만 정작 ‘다이어트’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규정식’, ‘규정식을 하다’라는 다소 생소한 뜻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병원에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내원하는 환자들과 상담을 해보면 십중팔구 ‘살 좀 빼주세요!’이지 ‘규정식을 하도록 도와주세요!’하는 환자들은 없다. 그러나 단기간에 특정한 방법으로 살을 빼더라도 그 체중이 계속해서 유지되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쉽게 말해 안 먹고 운동하면 일시적으로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체중감량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이 말에 반기를 들고 싶은 사람도 있겠으나 엄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그 효과가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요요현상’이다. 그렇기에 과체중인 비만환자의 치료에 적용되는 다이어트는 규정식에서 벗어나는 식이요법이나 지속적인 시행이 불가능한 무리하고 과도한 운동은 치료의 방법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지 않는 이상 그 체중은 절대 유지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다이어트, 즉 규정식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체중, 궁극적으로는 내가 만들고 싶은 ‘체형’을 유지하고 간직하기 위해서는 평생 지속 가능한 방법의 규정식과 운동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에 귀결된다. 공자님 말씀 같은 이야기이겠으나 하루 세끼 식사를 꼬박꼬박 정상적으로 하면서 적절한 신체활동을 하게 된다면 누구나 정상체중과 정상체형을 가질 수 있다. 적절한 신체활동이라고 하여 꼭 헬스클럽이나 수영장 등에 가서 몇시간씩 운동을 하란 뜻이 아니다. 내가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신체활동, 즉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거나 식사 후 가벼운 산책 등으로 충분하다. 절대 시간 날짜 정해놓고 하는 실현이 어려운 운동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라고 흥미들을 잃겠지만 이게 진짜 사실인 걸 어떡하겠나.

환자들과의 상담 이전에 환자들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케 하여 과체중의 원인을 미리 가늠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규정식을 지키는 경우가 전무하다. 특히나 직장인들 경우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짧은 시간에 쫓기어 급하게 먹거나 패스트푸드 등으로 때우고 저녁엔 기름진 음식들로 회식을 하면서 음주까지 이어지니 그 누구나 정상체중을 벗어나 과체중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비율을 4:3:3 내지 3:4:3의 비율을 유지하고, 가능한 일정한 시각에 식사를 하게 된다면 식사량이 어느 정도 늘더라도 에너지 섭취와 소비의 균형을 갖게 되기에 정상적인 체중과 체형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사실 칼로리를 중심으로 많이 먹으면 찐다는 단순한 계산법은 맞지 않다. 얼마나 먹느냐 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먹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즉 규정식(정시, 정량)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다 알 것이다. 훈련소에 들어가서 4~6주간의 훈련기간 동안 정시에 일어나고 정각에 세끼 식사하고 신체활동 시켜주면, 살찐 사람은 빠지고, 마른 사람은 정상체중으로 귀결된다는 사실. 물론 그런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엔 현대사회가 그리 호락호락한 조건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

아무튼 오늘 글의 결론은 조금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평상시 정규식을 해왔고 정규식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길어봤자 1주일 정도 되는 명절이나 연휴의 식사습관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왜? 일상으로 돌아와 정규식을 다시 시작하면 정상체중으로 다시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하면서 살찔 걱정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정성들여 준비해주신 맛있는 음식들 맘껏 드시면서 가정의 정도 듬뿍 느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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