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논문 내규로 ‘시끌’

대학원생 박사학위 논문계획서 발표

“1년 6개월간 아무 문제제기 없다가

논문주제와 지도교수 전공 다르다며

발표 당일 거절당해”…진상조사 제기

주임교수 “대학본부에서 판단할 일”

전남대학교 전경
전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가 논문제출 내규문제로 한 대학원생이 논문 프로포절(연구계획서 발표)을 거부당한 것과 관련 대학원생들과 일부 교수들이 대학본부에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

27일 전남대대학원과 정치학과 교수 등에 따르면 정치학과 박사과정의 A씨는 논문계획서상의 제목과 지도교수 전공이 불일치하다는 이유로 지난 8월 25일 예정됐던 프로포절을 진행하지 못했다. A씨의 프로포절을 막은 교수는 당시 정치학과 B 주임교수(학과장)였다. 그런데 지난해 정치외교학과가 대학본부(대학원)에 제출한 A씨의 논문계획서에서는 B 교수의 도장이 찍혀있었다. 학과장인 B교수의 승인을 받아 논문계획서가 제출된 셈이다.

이에 A씨가 항의를 하자 B교수는 “조교에게 도장만 찍어주라고 위임한 것이며, 위임한 당시 논문제목을 확인하지 않았다. 지도교수를 바꾸든지, 논문제목을 바꾸지 않으면 논문프로포절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 개정된 동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내규에 따르면 ‘석·박사 과정 학생의 논문주제가 지도교수의 전공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학과 교수회의를 통해 지도교수를 변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치외교학과 C교수는 “이 내규는 학생의 지도교수 선택권을 정면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사실상 사문화 된 것이다”며 “설령 내규를 적용하더라도 학과회의를 통해 지도교수를 변경해야 하는데 학과회의도 없이 프로포절을 진행하지 않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같은학과의 D교수도 “지난해 4월 해당 주임 교수가 학과장을 할 때 승인한 논문계획서를 1년 6개월동안 아무 말 없다가 프로포절 당일날 취소시킨 건 교수가 학생을 상대로 한 ‘갑질’이다”면서 “더구나 논문주제와 지도교수 전공이 다른 것은 프로포절 취소사유가 되지 않는다. 프로포절을 거부당한 이 대학원생은 2학기 예정된 논문 심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A씨의 진정을 접수한 대학본부(대학원)는 정치외교학과의 설명을 토대로 프로포절 거부에 대한 답변을 A씨에게 보냈다. 이 답변에는 8월 30일 교수회의를 통해 A씨가 내규를 위반한 점을 지적하며, 논문 주제를 지도교수 전공에 맞게 변경하던지, 논문 주제를 바꾸지 않을 경우 지도교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A씨가 1년 6개월 가까이 준비한 논문 연구계획서를 현 지도교수 체제에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학과 대학원 재학생과 수료생 20여명은 프로포절 취소 부당성을 주장하며 대학본부에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수 3명도 대학본부 교무처장 앞으로 프로포절 발표 불허와 학과회의록 위조 및 수정 거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보냈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 B교수는 남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학본부에서 판단하고, 학칙에 따라 처리할 문제다. 학과는 더 이상 할 게 없다.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남도일보는 지난 9월 1일자로 정치외교학과의 주임교수가 임명된 E교수에게도 프로포절 불허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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