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타오르는 문화와 예술의 고장 ‘광주’
사상 최장 추석 연휴 멋과 풍류의 고향 정취 만끽
디자인비엔날레·양림동·전통시장 등 볼거리 가득
문화행사 등 즐길거리 풍성…‘오미’ 탐방 먹거리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경

 

 

소설가 문순태는 가을 바람 살랑 ‘오메 단풍 들겄네’에서 “남도는 지금 소슬한 바람끝에 가을 향기가 묻어 오고 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 광주 무등산 억새밭 등에서 땀땀이 수를 놓듯 가을이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이라는 뜻이겠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면서 아시아문화중시도시를 성장하고 있는 광주의 예향의 도시답게 눈부신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을 거리가 풍성하다. 무등산과 광주호를 배경으로 완성된 도시는 화려한 장식을 뽐내다가 어느새 과거로 돌려주는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추억의 장소, 손맛 나는 정취를 곱게 차려 내고 있다.

7080 추억의 번화가 충장로, 끼 넘치는 대인시장, 민주화의 성지 옛 전남도청 민주광장·금남로, 새롭게 젊은층으로 부터 각광 받고 있는 동구 카페 거리 그리고 양림동 펭귄마을에서 맛깔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금새 남도의 정에 흠뻑 빠지게 된다. 광주는 현재 밝고 아름다운 빛이 모여 국내외 다양한 문화와 삶의 중심으로 타오르고 있다.

 

 

 

 

 

1913송정역시장
100년이 넘은 1913송정역시장은 과거의 영화를 버리고 청년처럼 젊은 모습으로 환골탈태해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서울에서 두시간이면 도착하는 광주송정역 맞은 편에 위치한 1913송정역시장은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원래 있던 전통시장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게들의 간판 한 글자로 소홀히 하지 않은 덕분이다. 물건을 파고사는 시장 본래의 기능은 그대로 둔 채 풋풋한 청년 상인의 감각과 문화를 표현하고자 애쓴 광주 시민들이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수 있다.

 

 

 

 

 

 

양림동 우일선 선교사 사택
남구 양림동근대문화역사마을은 19세기~20세기 근대 건축물이 가득한 곳이다. 선교사들이 세운 오웬기념각, 여성 교육의 산실 수피아홀 등 근대 서양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였던 최승효 가옥과 이장우 가옥 등 조선말기 전통가옥도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현재 양림동에는 시인, 소설가, 극작가, 음악가, 화가, 공예가 등 현대 문화 예술인들이 모여 작품활동을 하는 보금자리로 탈바꿈되고 있다.

 

 

 

 

 

 

펭귄마을
광주에서 요즘 가장 핫한 장소는 펭귄마을이다. 양림동 역사문화마을과 함께 있는 곳이다. 펭귄마을 자체는 크진 않지만 독특한 풍경이 시선을 끄는 곳이다. 펭귄마을이라고 불리는 것은 이 마을 어르신들이 무릎이 좋지 않아서 걸을 때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펭귄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졌다.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아 만든 정크아트를 볼수 있는 곳이다. 양림동 마을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면서 하나 둘씩 버리고 간 쓰레기들을 이 마을 촌장이신 김동균 할아버지가 재활용해 작품으로 만듦으로서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

 

 

 

 

 

 

 

 

 

 

대인 야시장
광주 대인 예술야시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통시장에 예술을 접목시키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곳이다. 대인야시장에서는 추선 연휴 ‘남(藍)실바람’을 주제로 예술야시장이 진행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보조를 맞춰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9일에는 더드림 앙상블의 성악·현악연주, 더드람 싱어즈의 혼성성악 공연, 남성 성악팀 SC 싱어즈의 클래식 공연이 가을의 정취를 물씬 자아낸다. 30일에는 광주아버지합창단의 장르를 뛰어넘는 합창곡과 LOVE CLASSIC의 현악3중주와 성악, 셀라윈드 앙상블의 트럼펫·관악기 공연이 대미를 장식한다.

한평 갤러리에서는 ‘萬滿한 세상, 漫畵’전에 이어 30일까지 ‘파인더(finder)’를 주제로 여덟 번째 전시회가 개최된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남도의 맛과 풍류 ‘광주 오미’

한정식·오리탕·떡갈비·보리밥·김치

긴 추석 연휴 광주의 오미(五味) 맛집 탐방도 해 볼만한다. 오미는 한정식을 비롯해 오리탕, 떡갈비, 보리밥, 김치 등 다섯가지 음식이다.

 

 

 

 

 

 

 

 

한정식
광주 한정식 상차림은 30여 종류의 반찬과 술안주로 가득채운 교자상 백반이었다. 광주의 백반정식은 1960년대 순천과 구례에서 유행했다. 해남 대흥사 등 관광지에서 흉내 내다가 오늘날은 강진백반, 장흥백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도의 옛 사람은 음식의 색깔을 중요시했다.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색깔을 음미했다. 그래서 남도 음식은 멋과 풍류라고 불린다. 이런 멋과 풍류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 한정식이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인심 좋게 한 상을 차려 내는 광주 한정식은 예향의 도시 광주를 대표하고 있다.

 

 

 

 

 

 

떡갈비
떡갈비는 쇠고기만 다져낸 담양식과 쇠고기에 돼지고기를 섞고 파·마늘 등을 다져 갈비에 붙여내는 송정리식이 있다. 광주송정역과 광산구청 인근 송정동을 중심으로 20여 집에서 떡갈비를 취급해 특화거리가 됐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진 떡갈비는 시각과 후각을 먼저 자극한다. 돼지 등뼈를 토막 내 무와 함께 푹 삶아 내놓은 돼지 갈비탕도 떡 갈비 못지 않게 맛이 일품이다. 후식으로 나오는 비빕밥도 별미다.

 

 

 

 

 

 

보리밥
광주보리밥은 무등산 증심사 위 팽나무 집에서 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손님들을 상대로 막걸리와 보리밥 쌈을 팔아 인기를 끌면서 점차 유행했다. 동구 지산동 유원지 입구인 무등파크호텔 주변의 식당들이 보리밥과 산채나물 비빔밥을 팔면서 추억 별미 음식으로 시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보슬보슬하게 지은 보리밥에 갖은 나물과 고추장으로 비빈 다음 시퍼런 무 이파리로 싸먹는 보리밥은 잊혀진 식감도 자극한다.

 

 

 

 

 

 

오리탕
오리탕은 70년대 시작된 음식으로 전남 나주 금천에서 오리 농장을 하던 나씨 청년이 보급한 음식으로 알려졌다. 광주 오리탕은 들깨즙으로 맛을 낸 걸쭉한 국물에 미나리를 듬뿍 곁들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들깨 가루를 초장과 섞은 다음 잘 익은 오리와 탕에서 숨이 죽은 미나리와 함게 찍어 먹는 맛은 일품이라 할 수 있다.

 

 

 

 

 

 

김치
앞서 말한 4미와 함께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광주 김치다.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 젓갈로 버물여진 광주 김치는 맛과 풍미가 뛰어나며 매콤하면서 걸쭉한 것이 특징이다. 광주시는 매년 전국에서 하나뿐인 김치 테마마크 ‘광주 김치타운’에서 김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가족·이웃과 함께 즐기는 추석 문화행사 ‘다채’

주민 화합 노래자랑·전통놀이 체험 등

 

 

 

 

 

 

가족·친지·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추석 연휴 동안 광주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추석을 전후해 국립광주박물관(무료 관람)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서는 ‘한가위 우리문화 한마당’ 잔치를 열고 전통놀이체험, 가족영화감상, 명절음식 만들기 등 민속행사로 명절 분위기를 북돋워줄 예정이다. 올해로 7회째 맞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8일 개막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FUTUREES(미래들)이란 주제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중국, 베트남 등 34개 국가에서 디자이너 등 528명, 318개 기업이 참여해 1천268종의 전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전통문화관에서도 추석 연휴에 우리소리로 가득 차는 상설공연을 열고, 광산구 장애인복지관과 더불어락노인복지관, 광주외국인복지센터 등 복지기관에서도 추석 음식나눔행사를 개최한다.

광주지역 도심 마을 주관 각종 행사도 열린다. 삼도청년회, 서창마을, 노대청년회, 송정2도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는 주민화합 노래자랑 등을 비롯해 각 마을의 특색있는 명절문화 행사로 볼거리와 나눔이 있는 주민잔치를 벌인다.

광주시는 추석맞이 문화행사 홍보물을 제작해 시청과 구청 민원실에 배부,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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