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멍멍이와 야옹이는 추석에 뭘할까

애견호텔서 피부관리·생활예절 교육 등 ‘호강’

펫 시터와 즐기는 ‘여유로움’까지…귀성길 동행도
펫팸족 인구 1천만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명절 연휴를 준비하는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긴 추석연휴 동안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애견 호텔은 예약이 마감됐고 반려동물 도우미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대목을 맞고 있다.
#. 반려견 ‘콩이’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설레기도 하고 조금 슬프기도 하다. 엄마와 아빠 둘이서만 해외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잠시 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엄마 얼굴을 며칠 동안 못 보는 것은 슬프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니 설렌다. 특히 이번에 가는 호텔에는 스파시설도 있다고 하니 연휴동안 피부관리에 전념할 계획이다.

#. 반려묘 ‘아디’와 ‘다스’는 명절을 앞두고 짐 싸기에 여념이 없다.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도 챙기고 집사가 입었던 옷도 담았다. 11월 결혼을 앞둔 집사가 명절을 맞아 예비 시댁에 인사드리러 간다고 하니 허락해 줬다. 며칠 전 펫 시터 집사가 면접을 보러왔다. 얼굴, 성격은 일단 합격, 펫 시터 집사와 함께사는 ‘뚱이’오빠가 맘에 든다.

#. 반려견 ‘까미’는 이번 추석연휴 훈련소에 입대한다. 평소 엄마에게 밥 투정하고 누나 옷을 몇 벌 찢었더니 아빠가 단단히 화가나신 모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른바 ‘펫팸족(Pet+Family)’ 인구 1천만명 시대속에서 추석 명절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호텔은 예약이 마감됐고 반려동물 도우미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반려동물을 위해 귀성을 포기하는 경우까지 등장하면서 ‘신(新)풍속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장 10일간의 긴 추석명절을 맞아 연휴기간동안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애견 호텔과 펫 시터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귀성·귀향길에 반려동물이 멀미하는 등 힘들어할 것을 걱정하는 보호자들의 발길이 애견 호텔로 이어지고 있다.

반려동물 업계에 따르면 연휴 시작일인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호텔예약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1박(24시간)이용료는 성수기 요금이 적용돼 2만원부터 많게는 6만원까지 이르지만 명절 연휴에 남은 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 서구 풍암동 위치한 A애견호텔의 경우 반려동물들의 원활한 생활을 위한 사전 면접을 거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달전에 이미 예약이 마감됐다. 이 곳에서 호텔링과 함께 식사·배변훈련 등 애견들의 기본적인 생활예절 교육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산구의 B애견호텔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넓은 운동장과 애견 스파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호텔은 물론 애견 미용까지 한 달전에 예약이 끝났다.

연휴기간 동안 애견호텔을 이용할 예정인 김정훈(34)씨는 “이번 명절에 처가 식구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이 계획돼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없어 호텔에 맡기기로 했다”며 “어르신들이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으셔서 한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보호자 오규리(27)씨는 “집에 혼자 두는 것보다 전문가들에게 케어 받을 수 있어 안심된다”며 “평소 물건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는데 호텔을 이용하는 동안 교육을 통해 조금 나아지길 기대하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이 마음껏 뛰놀수 있는 애견호텔도 인기다. 반려동물 전용 운동장과 스파시설을 갖춘 애견 호텔은 한달전 명절 연휴 예약이 끝났다.
애견호텔 등 돌봄업체 대신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을 맡아 관리하는 ‘펫 시터’를 선호하는 보호자도 있다. 포털사이트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구할 수 있는 펫 시터의 이용료는 소형견(5kg 미만)기준 1만5천원에서부터 시작해 애견호텔과 큰차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형태·펫 시터 경력·비용 등을 비롯해 예약가능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반려동물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기다.

심정현(29·여)씨는 “반려묘 두마리가 환경에 많이 민감해 좁은 케이지 보다는 평소 생활하던 집과 비슷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펫 시터를 신청하게 됐다”며 “애견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이 펫 시터로 활동하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때문에 귀성을 포기하거나 함께 이동하는 사례도 있다.

동물병원 간호사인 전소현(26)씨는 이번 추석에는 고향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매번 혼자두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렸을 뿐더러 반려묘 ‘짱이’가 한달전 교통사고로 앞다리 골절 수술을 받아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짱이의 병간호를 하며 둘이서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직장인 최지혜(32)씨는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것이 마음에 걸려 반려동물과 함께 귀성길에 오르기로 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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