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상>학업 중단 현황

“가정불안이 주이유… 범죄 늪에 빠져”

학교밖 청소년 폭력범 4년새 2배 증가

광주 연평균 1천500명씩 학업 중도포기

소년범 중 40% 이상이 ‘학교 밖 청소년’

최근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사건,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 등에 이어 광주에서도 추석연휴 직전 10대 청소년들이 여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사건의 가·피해자는 공교롭게도 모두 ‘학교 밖 청소년’들이었다. 이에 학교밖 청소년에 의한 폭력이 청소년 범죄의 시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도일보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광주·전남)학교 밖 청소년 실태와 범죄 연관성, 대책 마련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중·상위권 학생들도 중단=민성이는 고등학교 1학년이던 2년전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학교를 그만둔 뒤 집을 나왔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된 민성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편의점 야간 알바를 시작했다. 이후 편의점 주인이 최저시급도 안되는 월급을 건네자 부족한 금액만큼을 필요한 생필품으로 대신했다. 알바 식대 4천원을 편의점 물품으로 대신하라던 주인의 말이 생각나서다. 이는 민성이의 착각이었다. 제고 수량을 파악하던 주인이 수량이 맞지 않자 CCTV를 확인,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시급 대신 생필품을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으면서 범법자가 됐다.

이처럼 가정문제 등으로 인한 학교 밖 청소년이 광주에서만 매년 1천500명 가량 되면서 관련 범죄가 잇따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취학 의무를 유예하거나, 초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 고등학교에서 제적, 퇴학처분을 받거나 자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24세 이하를 말한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에서는 1천449명(초 398·중 235·고 816)이 학교를 떠났다. 또 최근 5년간 광주의 학업중단자는 7천919명으로 연평균 1천583명이나 된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2015년)에 따르면 학업중단 사유는 가정사정·학교 부적응이 94.2%로 가장 많았다. 학교 중단 시기는 고등학교(50.3%)가 가장 높았고, 중학교(38.2%), 초등학교(11.3%)순이었다. 또 학교를 떠난 청소년의 성적은 하위권(63.7%)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상위권이었던 경우도 17.6%나 됐다. 중위권은 18.4%였다. 공부를 못하는 청소년들만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아닌 셈이다.

◇학교 밖 청소년범죄 4년새 2배로=문제는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 중에 학교 밖 청소년 범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행안위 박남춘(더불어민주당·인천남동갑)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검거자는 2012년 2만3천877명에서 2016년 1만2천805명으로 4년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나, 학교 밖 청소년인 학교폭력 검거자는 2012년 2천55명에서 2016년 5천12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해마다 많은 수의 학교 밖 청소년이 발생하면서 이들에 의한 범죄 비중도 높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소년범 중 학교 밖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4.8%, 2014년 43.7%, 2015년 43.6%, 2016년 40.4%로 40%를 웃돌고 있다.

이에 자퇴ㆍ퇴학 등에 의한 학업 중단 학생을 줄이기 위한 정부와 교육당국의 노력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학교 밖 아이들에 대한 지도 관리 실효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

박윤범 광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은 “학교밖 청소년 중에서도 가정환경이 불안한 경우 가출해 자기들끼리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도, 범죄를 저질러도 방치하는 부모가 많다. 이같은 악순환이 결국 다시 아이들을 범죄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고 진단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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