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행복나눔…아름다운 자원봉사

(10)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봉사자들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들어요”…농아인 입과 귀

대학생부터 주부까지…수화 배우고 능력 나눠

병원·은행 등 일상생활보조·공연도 함께 만들어

광주 지역 수어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8월 광주 서구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에서 실시한 ‘여성 농아인 역량강화를 위한 문화아카데미’에서 화장품 만들기 통역 봉사를 펼쳤다.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제공
광주 지역 수어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5월 광주 서구 상무리츠웨딩홀에서 열린 광주 농아인의날 기념식에서 농아인들과 함께 댄스 공연을 펼치는 모습.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제공
광주 지역에는 대학생 새내기부터 40~50대 가정 주부까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은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에서 수어(手語)를 배워 농아인들의 일상생활 등을 보조해준다. 사진은 수어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제공
수어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제공
대학생 새내기부터 40~50대 가정 주부까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은 (사)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에서 수어(手語)를 배워 농아인들의 일상생활 등을 보조해준다. 수화통역사가 턱없이 부족한 광주에서 이들은 소중한 인적 자원들이다.



◇ 수화통역 자발적으로 나서=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는 농아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로 총 13명의 수화통역사가 근무하고 있다. 광주 지역 5개 자치구 별로 각각 있었던 수화통역센터는 농아인들에게 더 넓은 서비스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4년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로 통합하게 됐다. 수화통역사들은 광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농아인들의 입과 귀가 되어주며 365일 24시간 비상근무를 한다. 하지만 광주지역 청각 언어 장애 2급 이상이 1천 700여명으로 수화통역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수화를 배운 몇 몇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학교 새내기부터 가정 주부들까지 초급과 중급을 거쳐 고급 수화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모두 1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황진영(39)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사무처장은 “지난해 2월 법제정을 통해 수어가 대한민국 농아인 공용어로 인정 받아 농아인의 문화나 생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기면서 자원봉사자들도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농아인수에 비해서는 수화통역사나 자원봉사자 수가 적다. 수어가 법적인 지위를 갖게된 만큼 많은 청년들이 통역사에 도전해 일자리도 갖고 자아실현도 실천한다면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일상생활보조 등 농아인 도와=농아인들은 신체적 불편 외에 소통의 단절이란 사회적 불편을 겪고 있다.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 등 꼭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소화하기 위해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번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몸이 아플 경우 병원에서 자신의 몸 상태 등을 설명, 의사의 진단을 받기까지 필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봉사자들은 주로 몸이 아프거나 은행이나 관공서 등을 방문해야 하는 농아인들의 일상생활보조를 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각 종 농아인 행사에서 댄서로도 활약한다.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농아인들을 대신해 박사를 맞출 수 있도록 도우며 함께 공연을 만든다. 또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에서 농아인들을 위해 진행하는 화장품 만들기 등 문화 생활 강좌에도 적극 적으로 돕고 있다.

기광숙(52·여) 광주수화통역사는 “수화를 할 때는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고 해야 한다”면서 “만들기 강좌를 할 때는 만들다 보면 고개를 숙이게 되 실질적으로 수화를 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도 봉사자들이 옆에서 다시 수화로 통역을 해주면서 돕고있다”고 말했다.

농아인 이나경(48·여)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부장은 “어린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배우고 익혀 자연스럽게 대화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처럼 수어를 배우는 일반인들이 초급에서 고급과정을 거치면서 봉사로까지 이어져 감사한 마음이다”면서 “많은 일반인들이 수어를 익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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