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아웃 잔에 주세요” 일회용 컵‘골머리’

광주 작년 사용량 전국 평균↑

정부 ‘컵 보증제’ 부활 예고

“컵 회수율 높이는 방안 기대”

 

광주 동구 충장로에 길 거리에 세워진 쓰레기 통 안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커피 소비가 급증하면서 쓰레기통은 물론이고 길거리 곳곳에 일회용 컵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버려지는 일회용 컵은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7천만 개로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컵은 대부분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재활용 할 수 없다. 사진은 광주 동구 서석동 한 원룸촌 골목에 나뒹굴고 있는 일회용 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지난 14일 오후 8시 광주 동구 금남로 버스정류장 앞.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중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들은 버스가 오자 정류장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일회용 컵을 버리고 버스에 올랐다. 이날 오전부터 쌓인 것으로 추정되는 일회용 컵은 금남로와 충장로 곳곳에 비치돼 있는 쓰레기통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가로수 옆 등 거리 중간중간에도 버려진 일회용 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행인들의 발길에 치여 이러 저리 굴러다니는 일회용 컵도 보였다. 비슷한 시각 동구 서석동 대학가 원룸촌 골목과 북구 용동봉 전남대학교 후문 골목 상황도 비슷했다. 먹다 남은 일회용 컵을 누군가 하나 둘 길거리에 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또 와서 놓고가는 듯했다.

커피 소비가 급증하면서 쓰레기통은 물론이고 길거리 곳곳에 일회용 컵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테이크 아웃용 커피잔이 한 해 30~40억 개 에 달한다는 것이 커피 업계의 추산이다. 이 중 버려지는 일회용 컵은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7천만 개로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컵은 대부분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재활용 할 수 없다.

광주 지역도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16일부터 18일(오전 8시~오후6시)까지 서구 치평동 광주 시청 1층 카페에서 시민조사단과 함께 ‘일회용 컵 사용 실태 조사’를 한 결과 3일간 총 1천690건의 음료주문 건 중 일회용 컵 사용건수가 1천559건(92.2%)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사)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전국에 일회용 컵 1인당 일주일간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 3.36개, 광주 평균 3.88개로 전국 평균 보다 일회용 컵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길거리 쓰레기 비중도 일회용 컵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다. 주말이 되면 광주 북구 전남대 후문과 동구 충장로 등에는 불법 투기 쓰레기를 비롯해 길거리 쓰레기통에 절 반 이상이 일회용 컵이라는 것이 자치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주 지역에 설치된 길거리 쓰레기 통은 600여 개이다.

특히 동구는 일회용 컵 쓰레기 발생량이 줄지 않자 충장로 일원에 일회용 컵 전용 재활용 분기수거함으로, 스테인레스 재질의 대형 일회용 컵(높이 120㎝·지름 65㎝·용량 130ℓ)모양의 쓰레기통을 궁전제과 앞 무등빌딩 앞, 콜박스 사거리 등 충장로 1~2가 5곳에 설치했다.

환경부도 2008년 폐지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부활 안을 이달 중 마련할 방침이다. 예전처럼 잔당 50~100원을 돌려주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은정 간사는 “스타벅스 조사결과 보증금제도가 사라진 이후 일회용 컵 회수율이 보증금 제도 시행 때 보다 절반정도 줄었다”면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쓰레기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고 회수율을 높이는데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고 밝혔다.

이어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는데 는 시민의식도 중요한데 보증금제도가 시행되면 시민의식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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