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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농업 선구자 -⑮장흥 김재원씨>

<전라도 농업 선구자 -⑮장흥 김재원씨>

⑮‘귀족호도’ 장흥 김재원 귀족호도박물관장

어른 손운동 놀이용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진화
호도 한 알에 싯가 1억원 호가할 정도로 고가품목 반열
‘7종’특허·학술서 펴낸 전문가…6차산업 발돋움 기대
 

김재원 메인사진
김재원 귀족호도박물관장은 ‘귀족호도’로 연간 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일찍이 ‘6차 산업’에 뛰어든 선도주자다. /전남도 제공

‘결실의 계절’가을을 맞아 귀한 대접을 받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열매가 있다. 전남 장흥지역 대표 특산물인 ‘귀족호도’가 바로 그것이다.

많은 이들은 호도 하면 천안의 명물 호도과자를 생각할 정도로 천안지방에서 나서 먹는 것을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귀족호도는 장흥지역에서만 자생하고 일반 호도와는 씨에 알이 들어 있지 않아 달리 먹을 수가 없다. 귀족호도는 예로부터 어른들의 손 운동 놀이용으로 쓰인다.

이처럼 귀족호도의 이런 성격만을 도드라지게 펴 보이는 곳이 장흥 장흥읍에 위치한 귀족호도박물관이다. 호도의 여러 모양과 품종, 역사를 소개하며 손에 쥐기 편한 상태로 가공되고 포장된 2알 1쌍의 호도를 판매하기도 한다. 호도 농사를 도와주는 상담도 하며 묘목을 팔기도 한다. ‘농업’중에서도 단수가 매우 높은 농업인 셈이다. 특히 김재원(60) 관장의 신념과 뚝심이 마치 호도 열매처럼 옹골차게 결실을 맺고 있는 곳이다.



■끝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귀족호도 탄생=김 관장은 지난 20일 경북 영주에서 산림조합중앙회 주관으로 열린 ‘산림문화박람회’ 에서 임업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도민소득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전남인’으로 뽑히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농업기술센터 지도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시작했던 호도 연구가 보람을 맺고 있다. 손 운동에 적절한 호두나무를 골라 이를 전문화한 것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귀족호도’라는 이름으로 7종의 특허를 냈고 김희태 전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등의 협조를 얻어 ‘장흥 호도’에 관한 이론을 엮은 학술서(2014년)를 내기도 했다. 이 책은 호도와 관련한 향토문화에서 시작해 호도를 제대로 보고 놀며 즐기는 법, 호도의 재배와 가공 등 장흥 호도의 모든 것을 담았다. 농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김 관장에 의해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게 된 이 호도는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알이 없어 식용이 될 수 없는 특이한 품종이다. 대신 주름과 골이 뚜력하고 깊어 손 운동에 유달리 좋은 것이다. 뜻 높은 우리 선조들은 스스로를 추스를 때 쓰던 방법 중 하나가 손에 호도 두 알을 넣고 쥐락펴락하며 ‘와드득’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 소리도 그렇지만, 촉감과 함께 손바닥을 통해 전신에 전해지는 압감(壓感) 정신의 해이해짐을 경계하면서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또 선조들은 어려운 자리에 갔다가 떠날 시간이 되면 귀족호도를 살짝 굴려서 점잖은 사람들끼리 신호를 하기도 했다. 호도는 원래 소리없이 굴리는 게 예법이다. 소리를 내면 ‘그만 돌아가라’는 신호로 알고 일어섰던 게 옛 사람들의 은근한 풍류다. 제 손을 떠난 호도는 제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8.귀족호도 교육 장면
전남 장흥 귀족호도박물관은 지난 2010년 제1종 전문 박물관으로 승격돼 명실상부한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김재원 관장이 귀족호도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전남도 제공

■한 알 1억원 호가하는 고가품도 전시=귀족호도박물관은 지난 2010년 제1종 전문 박물관으로 승격돼 명실상부한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립박물관으로 2002년 11월 문을 연 호도박물관은 지역 특성화 박물관으로, 장흥 억불산에 개장한 우드랜드와 연계한 관광객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귀족호도박물관 전시장에 선보이는 다양한 호도 중에는 한 알에 1억원이 넘는 고가의 품목도 있다. 사겠다는 사람이 여럿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두루 보여주고 싶어 팔지 않는다. 진즉 1쌍에 1억원이 호가됐고,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2배 이상 부르는 부자들도 있다는 것이 ‘한 알 1억원’의 내역이다.

박물관에는 양각, 3각, 4각, 6각 등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의 호도를 볼 수 있고 한 쪽에는 전시판매장이 마련돼 있다. 수령 300년이 넘은 원종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는 박물관의 정원에서 매년 11월에 ‘호도의 날’ 행사도 연다. 호두나무와 호도를 직접 생산하고 이 산물들은 유통·전시·체험 축제행사로 이어진다.
 

귀족호도
귀족호도 모습.

■연륜, 기다림, 조화의 미 담는 남도 호도의 국제화=김 관장은 귀족호도의 3대 아름다움으로 ‘연륜의 미’, ‘기다림의 미’, ‘조화의 미’를 꼽는다. 다양한 크기와 골골이 새겨진 여러 모양들이 빚어내는 신기한 ‘호도의 세상’을 자랑하는 것이다. 봉합된 것처럼 보이는 선이 6개나 돼서 6갓을 이루는 열매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자랑이 실감난다. 김 관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농업 6차 산업론’을 주장한다. 1차는 생산(재배), 2차는 가공, 3차는 유통(마케팅 서비스)다.

4차는 1·2·3차를 합친 복합영농, 5차는 호도박물관의 역할처럼 보여주고 체험하는 것, 6차는 품평회와 심포지엄, 잔치 등이 어울리는 페스티벌이다. 상상력의 세계와 연결되는 농업의 새로운 면모를 그는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의 꿈은 매년 더 야무지게 영근다. 무엇보다 김 관장의 특별한 농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퍼지고 있다.

한편 귀족호도박물관은 장흥읍 버스터미널에서 안양면 쪽으로 900m 지점에서 억불산 쪽으로 우회전해 논길로 200m 들어가면 오른쪽에 있다. 벌교~목포·해남 사이 국도 2호선을 타고가다가 장흥읍 앞 향양나들목(장흥·안양)에서 장흥읍 쪽 400m 지점에서 억불산 쪽으로 좌회전해 들어간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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