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유럽 무대’ 광주시향, 프라하를 매혹하다

프라하 스메타나홀 투어공연 ‘대성황’

현지인·교민 등 “수준 높은 무대” 극찬
 

프라하 스메타니홀에서 연주하고 있는 광주시향 공연모습. 체코/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시립교향악단이 감성 깊은 선율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체코 프라하를 매혹했다.<관련기사 16면>

광주시향(지휘자 김홍재)은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 (체코 현지시각) 체코 프라하 시민회관의 클래식 전용홀인 스메타나홀에서 열린 광주시향 투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에는 광주시향의 첫 유럽 데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핀란드,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등 12개국 체코 주재 대사를 비롯해 체코 현지인, 교민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향은 이날 무대에서 우리민요 아리랑의 선율을 바탕으로 한민족의 강인함과 밝은 미래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으로 역사적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관객석 대다수를 차지했던 체코 현지인들은 부드럽지만 경쾌한 아리랑의 선율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르는 지 눈을 감은 채 아련한 표정으로 공연을 감상하는 교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어 베토벤이 남긴 5곡의 피아노협주곡 가운데 가장 개성 있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4번 작품 58’이 스메타나홀을 수놓았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은 광주시향과 유럽투어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고틀리프 왈리쉬’가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광주시향의 유럽행을 이끌어낸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 작품 36’은 흠 잡을 데 없는 연주로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을 매혹시켰다. 격정적이고 변화무쌍한 악기들의 울림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며 성공적 데뷔 무대의 방점을 찍었다. 관객의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에 광주시향은 앵콜곡으로 한국적 정서가 담긴 ‘도라지 타령’으로 화답했다.

유럽 장기여행 중 우연히 시향 공연을 보게 됐다는 박사랑(21·경기도 일산)씨는 “체코에서 한국의 아리랑 선율을 듣게 될 지 생각지도 못했다”며 “대학교를 휴학하고 장기여행을 떠난 지 두 달째 되면서 한국이 그리웠던 찰나에 시향의 공연을 보게 돼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고 감격해 했다.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인 하이코 마티아쓰 푀스터(Heiko Mathias Foster)는 “광주시향은 감정이 살아있는 오케스트라로 유럽 오케스트라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인상깊은 무대였다”고 극찬했다.

광주시향은 25일 오스트리아 린츠의 부르크너 하우스에서 같은 레퍼토리로 유럽투어 공연을 선보인다.

체코 프라하/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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