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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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임복진의원)
정당정치에 있어서 ‘공천’은 정당의 존재이유다. 그런데 최근 그런 대명제가 깨어질 것을 요구받고 있다. 장소는 국민회의 광주 남 지구당(위원장 임복진의원).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다가오는 구청장 및 기초의원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최소한 공천과정에 참여시켜달라는 요구도 곁들여져 있다. 명분은 공천 민주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 정당정치의 붕괴를 알리는 조짐으로도 읽을 수 있다. 특정 정당에 대한 불신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실정치 자체에 대한 거부로까지 발전될 소지도 안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지구당 당원이 아니라는데 있다. 비당원이 정당 내의 일에 간여해야 하는 ‘형식상의 모순’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 점이 양측의 주장을 서로 팽팽하게 만들고 있다. 한쪽은 이것이 지방정치 발전을 희구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쪽은 문제제기의 방법과 폭에 한계가 있다고 반박한다.
임복진 위원장은 그 직책상 이런 공박의 한가운데에 위치할 수 밖에 없다. 평소에도 할 말은 많지만 자제의 표정이 역력했던 임위원장을 만나본다.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마디로 언어도단입니다. 공천이란 당헌과 당규, 그리고 실정법의 테두리 안에서 당원들에 의해 이뤄지는 정당활동이예요. 따라서 선거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모르나 정당 내부의 일을 외부에서 간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쉽게 말해서 거기에 간여하고 싶으면 입당해서 (당원의 자격으로) 해야할 일이란 겁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상식의 문제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요구가 현실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아마 우리 남구 주민들의 정치적 욕구가 유난히 강해서 그럴 겁니다.(웃음 뒤에 정색을 하며) 전 그걸 이렇게 봅니다. 우선 이런 현상이 다른 곳에서는 없어요. ‘광주’라는 특수성 탓이라 이거죠. 시민들이 오랫동안 국민회의와 강한 일체감을 느껴오다보니 당내의 일도 ‘한집안 일’로 여기게 됐다 이 말입니다. 당내와 당외의 경계 의식에 일종의 혼란이 온거죠. 물론 충고와 조언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그 통로와 방법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일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 봅니다.
-일부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뜻입니까.
▲직접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보고된 다양한 이야기들은 그렇습니다. 전 그들에게 이렇게 요구합니다. ‘가면을 벗고 (정정당당하게) 앞으로 나와서 이야기하라’ 이겁니다. 공천경쟁에 뛰어들던지, 선거에 나오든지 하라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 일밖에 안됩니다. 주민을 속이는 일이예요. 물론 저는 시민단체와 그 역할에 대해서 비난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광주에 대해서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자칫 이용당하는 일이 있어선 안됩니다.
-일부 시민단체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본래 광역의회 이상에 대한 공천권은 중앙당에 있습니다. 지구당위원장은 필요한 자료를 보내거나 추천할 뿐이죠.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지구당에 위임되기도 합니다. 그 경우 저는 중앙당으로부터 부여받은 고유의 책무와 권한을 침해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것이 못마땅하면 표로써 심판하면 됩니다. 공천이란 정당활동은 어디까지나 당원에 대한 활동입니다. 그래서 당원이 아니면 공천할 수도 없어요. 외부의 공천희망자도 그래서 다 입당원서를 받은 다음에 공천을 주는 것 아닙니까. 이것을 정당더러 하라, 하지마라 하는 것은 아무리 겸허하게 생각해도 정도에 넘는 일이라고 봅니다.정당 외부의 사람들이 공천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위원장 재량으로 참관이 가능토록 할 생각입니다. 또 공천의 민주성,투명성을 담보할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얼마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대화를 하자고 이미 연락을 했는데 별 반응이 없더군요. 서로의 이해를 돋구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앙당의 지침이 있나요.
▲아직은 없습니다. 선거일자에 맞춰서 공천준비를 하고 보고할 뿐입니다. 이미 그 준비위원회가 (모두 9명입니다만)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공천은 상무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입니까.
▲중앙당의 지침이 없으면 그렇게 될겁니다. 상무위는 지구당 의결기구로는 최상위 기관이거든요. 과거에도 다 그랬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 지구당은 사실 (공천과정이)철저히 민주화돼 있습니다. 우선 후보자를 미리 조율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미리 후보자를 1∼2명만 부각시켜서 조율해버리면 조용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공천 희망자는 모두 다 받습니다. 좋은 후보를 내기 위해서 당내, 당외를 가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50∼60명의 후보자가 난립하지요. 상무위원이 80명 정돈데 대부분이 희망자니 선정위원회조차 구성하기 힘들 정도니까요. 나는 정말 원칙대로 합니다.(임위원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치면서 강조하는 모습이다) 전번에도(지난해 6·4 지방선거) 선정위 구성에 대해서 A, B 두 안을 만들어오라고 했어요. 당연히 떨어진 사람도 많을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도 경험으로 보면 낙천자는 대부분 ‘돈 탓’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고쳐야할 악폐입니다.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흘러다니는 소리를 듣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차제에 이것을 뿌리뽑는 것이 지역정치 발전에 있어서 핵심과제라 봅니다.(임위원장은 신진영입 인사에 대한 텃세, 파벌 형성 등 지방정치에서의 적폐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어쨌든 민주정치는 좋은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행과정이 불편한 값비싼 제도임에 틀림없어요. 그런 불편을 극복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그런 과도기이고요. 이번에도 좋은 후보를 내기 위해 문호를 활짝 열겁니다. 기초의원 후보도 전번처럼 내천하지 않을 겁니다.
-일각에서는 지구당위원장에게 이번 재·보궐 선거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하던데요.
▲위원장으로서 주민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안겨드린 것은 사실입니다. 죄송하고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공천을 잘못해서 그랬다는 것은 억지입니다. 박용권 전 구청장이 구속된 것은 순전히 자기 사업상의 일에서 비롯된 것이지 공천과는 관련없는 일 아닙니까. 공천 당시 도덕적으로 잘못된 사람인지를 신이 아닌 이상 어찌 알 수 있었겠습니까.
-당 소속 기초의원들의 선거법 위반에 관련됐다는 비난도 턱없는 것인가요.
▲소위 정당표방 금지 조항을 어겼고 그것이 위원장의 책임이란 소린데, 그건 정말 억울합니다. 본래 남 지구당은 서구와 동구의 일부를 모아서 만들어진 겁니다. 게다가 처음엔 구의회를 서구와 같이 운영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보니 파벌을 만들고, 당론을 어기는 것이 무슨 관행처럼 돼있었어요. 불만(내천 탈락)이 생기면 무조건 뛰쳐나가요. 그런 무소속들이 유달리 많이 출마한 곳이 우리 남 지구당입니다. 근데 이 사람들은 선거경험이 많아요. 아시다시피 전번 기초의원 선거는 ‘내가 진짜 국민회의 사람이요’하는 싸움 아니었습니까. 이 사람들이 어찌나 교묘하게 유사 공보물, 뺏지, 명함 등을 만들고, 그럴 듯하게 행세하던지 거기에 대한 방호책이 절실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선거가 완전히 공보물 싸움으로 변해버렸지요. 그래서 출마한 우리 당원들이 공동경비를 걷어서 기획력이 있는 당원들의 도움을 받아, 보안을 유지한답시고 지구당사에서 일괄제작한 겁니다. (공보물들이 서로)1mm도 안틀려요. 그래도 선관위에서 보고 괜찮다고까지 했어요. 근데 그게 문제(정당표방)가 생긴거요. 선거가 과열되면서 서로가(모든 출마자가) 고발하고 난리가 났어요. 위원장이 관련될 여지가 어디 있습니까. 일부 당원들이 나중에 재판비용을 뜯어낼려고 위원장을 걸고 들어간 겁니다. 사실 많이 도와줬는데도 더 요구하다 안되니까 그런거죠.(임위원장은 나중에 동일 사안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형평성을 잃은 면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전부다 무고로 고소한다니까 다 (선거법 위반이라고 고발한 것을) 취하하더군요.
-이런 일련의 모습들이 위원장의 지구당 장악력, 지역구 관리능력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처럼 비쳐질텐데요.
▲정치인도 경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비치는 것이 부담스럽죠. 사실 지구당 운영을 엄청나게 민주적, 합리적으로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다 보니 위원장이 물렁해 보였는지 자꾸 뒤에서 ‘씹는’사람이 나옵디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명도 처벌한 적이 없어요. 가능하면 여러 사람을 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도 정치발전을 위한 ‘쓴 약’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지구당내의 갈등이 완전히 치유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내년이면 (지구당이) 아주 좋아질거라 기대합니다. 서울/ 최영소기자

주요 약력
37년 광주産. 광주 제일고, 육사 졸업(17기)
91년 육군 소장 예편
92년 민주당 입당. 김대중 대표 안보특별보좌역.
14, 15대 국회의원. 현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국회 정보통신포럼 회장
저서 : ‘북한 NPT 탈퇴와 핵문제’,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한국의 대응방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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