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 남도일보 K포럼서 특별강연

“서양문명의 뿌리, 중동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

성일광 건국대 연구원, 남도일보 K포럼서 특별강연

구약·신약성서·꾸란 설명하며 중동문화 이해 강조

“테러는 규탄해야 하지만 다름 인정하며 상생해야”
 

지난 25일 광주광역시 서구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서 열린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제3기 K포럼 열다섯번째 강연에서 성일광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연구원이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서양문명의 뿌리, 중동을 알면 세계가 보입니다.”

남도일보 제3기 K포럼 열 다섯번째 강연자로 나선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사진>은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동의 정치·역사·문화 등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중동학회 출판이사 겸 국제학술대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일광 연구원은 지난 25일 광주 서구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로고스의 땅 중동’이라는 주제 특강에서 세계3대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발상지, 정세 형국 등 어렵기만 했던 중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성 연구원은 “흔히 생각하는 중동의 이미지는 전쟁·테러·사막·석유 등이다. 특히 뉴스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는 전쟁과 테러 등이 중동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새겨져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동은 구약·신약성서, 꾸란 등 세계3대 종교의 발상지이자, 서양문명의 뿌리인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에서 발생했던 ‘헬레니즘’은 인간중심적이고 객관적이며,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주의 본질과 지적탐구 등 지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 중심적인 헬레니즘과 반대 성격인 ‘헤브라이즘’ 또한 중동에서 발생했다”면서 “헤브라이즘은 신을 중심으로 명상과 묵상을 통해 신과의 영적교감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일광 연구원은 중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 연구원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꾸란 등 경전들은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져 왔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어 현재 중동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종교적·개파적 등 문제를 이해해야 중동을 새롭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교는 유럽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아시아로 전파되고 있어 이슬람 인구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10~15년 후에는 많은 종교인을 가진 기독교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유대교에 대해 “유대교의 종파에는 정통파, 보수파, 개혁파로 세 가지 종파로 나뉘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검은색 옷을 입고 다녔다”며 “검은색은 겸손 또는 슬픔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세시대 유럽인들이 유대인을 개, 돼지와 동일시하는 박해 속에서 자신들과 구분하기 위해 검은옷을 입도록 했다는 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흰 바탕에 꼬불꼬불한 검은 글씨로 쓰인 화면을 보여주며 히브리어와 아랍어을 설명했다.

그림인지 글자인지 알 수 없는 모양에 원우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 연구원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는 한글과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쓰여있다”면서 직접 글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한 문장씩 글을 읽어나가며 내뱉는 특이한 발음과 억양에 곳곳에서 원우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하나하나 의미를 알고 보면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슬람교도들은 이러한 경전을 읽으며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이어가던 그는 원우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깜짝 퀴즈도 진행했다. OX형식으로 된 30여개의 질문지를 보며 원우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성 연구원은 “500만명 정도인 이스라엘 인구 중에 절반은 종교가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종교가 없다”며 “특히 러시아에서 이민을 온 유대인들의 경우, 종교의 자유가 없는 공산국가에서 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대인은 머리가 좋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그렇다’였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유대인들은 많지만 그들의 80%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교육을 받은 경우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중동에 대해 강연한 성일광 교수는 “중동은 미국뿐 아니라 북한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과 핵협상을 진행하는 등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중동에서 벌어지는 테러와 전쟁 등에 대해서는 규탄해야 하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함께 상생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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