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훈 살리는 ‘定道 1천년’ 사업돼야

내년을 ‘전라도 방문의 해’로 삼는 선포식이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는 전라도 정도(定道) 1천년이 되는 내년을 ‘전라도 방문의 해’로 삼고 이를 널리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는 3개 시·도가 성공적인 ‘전라도 방문의 해’ 추진을 위해 뜻을 모으고 이 같은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3개 시·도가 전라도 정도 천년을 앞두고 역사 속의 전라도 정신을 체계·규정화 하고, 이를 지역발전을 위한 미래정신으로 삼고자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또 각 지역이 지니고 있는 문화와 역사, 자연생태, 인문 등을 연계시켜 체계적으로 관광자원화 한다는 점에서 매우 발전적인 기념·기획 사업이라 여겨진다. 1천년의 전라도 역사를 총 정리한다는 의미도 크다.

아쉬운 점은 제주도가 누락돼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고려 때까지는 독자적인 지배체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조선 이후 행정적으로는 전라도에 속해 있었다. 전라도 관찰사의 감독을 받았으며 1896년 조선 8도를 13도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도 전라남도에 속했던 목(牧)이다. 문화·역사적 공통점이 많은 제주도가 제외된 것은 여러모로 아쉬운 대목이다.

전라도 정도 1천년 기념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학술적이고 기념식 위주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전라도 정신을 체계화하고, 과거 정치권에서 의도적으로 왜곡됐던 부정적인 전라도 상(像)을 불식시키려면, 학술적인 정리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학문적 성과가 행정기관만의 결과물로 그쳐 사장(死藏)돼서는 곤란하다.

고려와 조선, 구한말,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 그리고 근대·민주화 과정에서 분출됐던 조상들의 호국·민주·대동(大同)정신을 시기·사례별로 잘 엮고 그 안에서 우리가 계승해야할 역사적 교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그 뒤에는 현장중심의 역사교육과 탐방, 기념사업들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전라도정신의 발굴과 계승이 가능하다.

광주·전남에는 대몽항쟁, 임진·정유재란, 갑오항쟁, 항일의병과 관련된 호국유적지가 많다. 그러나 발굴과 관리가 소홀하다. 또 자랑스러운 역사·문화자산이 즐비하지만 탐관오리들의 수탈 및 학정, 나라를 욕보인 사례도 많은 곳이 전라도다. 이런 부끄러운 역사도 들춰내 알려야 한다. 그래야 역사교훈을 살리는, 온전한 ‘전라도 정도 1천년 기념사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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