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국악단, 17~18일 남도소리울림터

‘황혼이혼·치매’ 창극으로 보여주는 이 시대의 아픈 단면
전남도립국악단, 17~18일 남도소리울림터
눈물·감동의 휴먼스토리 ‘당신의 의미’ 공연
 

전남도립국악단 ‘당신의 의미’연습장면

황혼이혼과 치매 등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현대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주는 공연이 우리 곁에 찾아온다.

전남도립국악단은 17일 오후7시와 18일 오후5시 무안 남악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정기공연인 시대창극 ‘당신의 의미’를 선보인다.

시대창극 ‘당신의 의미’는 지난해 다문화 가정의 애환을 그린 정기공연 ‘흐엉의 희망일기’에 이어 전남도립국악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공연이다.

작곡은 유장영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이, 작품 연출은 판페라 ‘이순신’ ‘인동초처럼 살리라’ 창작뮤지컬 ‘까르페디엠’ 등 다수 작품을 연출한 이재성(가천대 교수) 연출가가, 대본은 신춘문예 당선작 ‘카오스의 거울’ ‘루미오와 소리엣’ ‘목포는 항구다’ 등을 집필한 정경진 작가, 안무에는 서영(송원대 교수)씨가 맡았다.

이 창극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그려냈다.

시내버스 안내양으로 일하던 시절, 운전기사였던 남편을 만나 결혼한 혜자는 순박한 현모양처이지만 맨손으로 버스회사를 일궈낸 억척여성이기도 하다. 세 아이 건사에 경리, 기사식당 일까지 일했지만 노년에 얻은 것은 골병 든 몸과 가족 사이에서 겉도는 소외감 뿐이다. 남편은 사업이 번창하자 마음에 쏙 드는 경리직원을 맏며느리로 맞아 일을 물려주고는 바깥일에만 분주하다. 집에 들어앉은 아내 혜자는 본체 만체다. 하나 뿐인 딸마저 직장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무신경하다. 장남부부는 회사에 매여 일만 하고 교수인 둘째 아들은 대하기도 어렵다. 가족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나 생일, 제사를 기다려보지만 맏며느리를 제외하곤 그녀의 관심을 귀찮아 한다.

혜자는 과거 자신을 욕 보였던 오 사장과 비슷한 남자만 보면 패닉 증상을 보일 만큼 대인기피증이 있지만 그동안 숨겨왔다.

부끄러운 과거이면서도 이를 빌미로 합의금을 받아 종잣돈으로 쓴 남편에 대한 배신감으로 응어리진 가슴. 그 모든 것들이 딸의 결혼식을 마친 후 혜자의 혈관성치매가 악화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다. 미처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남편 만석은 첫사랑 옥자를 만나 또 다른 삶을 꿈꾼다.

결국 혜자의 병이 중기로 접어들고 나서야 그녀를 중심으로 가족이 모이지만 후회와 서로에 대한 책임전가, 다툼이 난무하는 소란 속에서 과거에 집착하는 혜자는 점점 세상과 멀어져 간다.

유장영 전남도립국악단 예술 감독은 “치매와 이혼에 직면한 노년의 삶을 통해 시대의 문제에 대한 공감과 행복, 따뜻한 감명을 받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부부와 가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일반 1만원, 단체 7천원(20명 이상). 예약은 티켓링크(1588-7890)에서 가능하다. (문의=061-285-6928.)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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