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잡으랬더니…두목과 ‘계모임’한 경찰

소속 경찰서는 경고조치하고도 특진 추천 ‘황당’

지역경찰 잇단 부적절 처신에 자성 목소리 높아

조직폭력배 전담 수사를 맡은 전남 한 경찰서 간부가 조폭 두목과 계모임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경찰서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경찰관을 징계성 전보조치 발령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남지방경찰청에 특별승진을 추천해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조폭 수사를 맡았던 A경위가 지역 모 조직폭력배 두목과 계모임을 한다는 제보가 접수돼 자체 감찰을 벌였다. 감찰 결과 A경위는 지인들과 만든 계모임에 참석한 순천지역 모 조직폭력배 두목과 함께 어울린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감찰에서 A경위가 계모임을 통해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는지 등 비위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순천경찰서는 A경위의 처신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4일 A경위에게 경고 조치한 뒤 지역 파출소로 전보발령을 냈다.

하지만 순천경찰서 인사위원회는 올 연말 ‘경위→경감’ 특진 추천자로 A경위를 선정, 전남경찰청에 보고해 물의를 빚었다. 전남경찰청이 A경위에게 내려진 경고 조치 등을 확인하고 심사에서 탈락시키긴 했지만, 순천경찰서가 경고조치와 전보발령한 A경위를 굳이 특진 추천한 배경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자체 감찰을 통해 징계를 내리고도 특진 추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어떠한 절차를 거쳐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졌는지 일선 경찰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앞서 지난 추석연휴에는 전남 해남경찰서장이 군수 권한대행과 술을 곁들인 점심식사 이후 노상방뇨를 하는 등 추태를 부린 사실이 알려져 경찰에 대한 지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경찰서장은 지난달 2일 부하직원들을 대동하고 군수 권한대행 등과 식사자리를 갖은후 인근 커피숍 주차장에서 노상방뇨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장은 최근 전남경찰청으로부터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과태료 5만원 처분을 받았다.

지역민들은 최근 지역경찰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로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인 지역 경찰의 모습이 안봐도 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찰의 자성을 촉구했다.

순천에 거주하는 이모(46)씨는 “지역 경찰의 최근 행태를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사안이 심각해 보인다”며 “경찰은 어느 공직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경찰 스스로 조심하고 변화해 지역민들의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순천경찰서는 “A경위의 범인 검거 실적 등을 고려해 특진 추천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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