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겨울을 보내기 위한 두가지 약속

<박용기 전남 강진소방서장>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는가 싶더니 추운 겨울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지났다. 추수가 끝난 벌거벗은 벌판을 가로지르는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참새들의 먹이 찾는 모습이 점점 줄어들면 더 이상의 가을여행은 끝나는가 싶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는 시기가 온 것이다.

겨울철은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화기사용과 실내생활이 큰 폭으로 늘어나 화재요인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여서, 전국 소방서에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다양한 형태의 화재예방 분위기 조성과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에서는 전 도민의 화재예방 의식을 고취하고자 119안전체험 한마당 개최, 불조심 홍보 현수막 게시, 소방차·구급차 길터주기 캠페인, 전광판 이용 홍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민간 주도형 화재예방 실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작년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4만3천여건의 화재중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1천여건에 달해 전체 화재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원인으로서는 부주의가 전체의 67.6%, 전기적 원인이 13.9%로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주거시설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그 답은 아주 간단하고 실천하기도 어렵지 않다. 안전하고 행복한 겨울나기를 위해 우리 모두가 지켜야할 간단한 방법 두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단독주택의 경우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여 화재예방에 대비한다. 소화기 사용법을 숙지하고 비치장소를 공유하여 가족 구성원 모두가 유사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자체전원(배터리)을 이용하여 별도의 시공이 필요치 않고 적정 장소에 부착만 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 아주 적합하고 사용기간(10년)도 길어 반드시 설치해야 할 시설이다.

두 번째, 겨울철은 난방기구나 전열기구의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사용전에 집열(執熱)기능을 하는 먼지를 꼼꼼히 제거하고, 누전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플러그나 전선이 손상되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많이 사용하는 전기장판이나 전기담요의 경우에는 접혀지거나 일부분이 무거운 물체로 압력이 가해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합선으로 그 부분만 과열되어 전기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야간 취침시에는 화상을 입을 수 있어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한 개의 콘센트에 멀티탭을 연결하여 다수의 전열기구를 사용하게 되면 과부하가 발생하여 또 다른 화재의 원인이 됨을 인식하고 용량이 맞는지 체크해 줄 것을 당부한다.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나기를 위해 우리 가정에서 지켜야 할 두 가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준다면, 춥고 쓰라린 2017년도의 겨울이 아닌 추억과 낭만으로 가득찬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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