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종합병원 통해 본 광주 민생경제>

“영세상인들 하루 버티기도 힘들다”

구두수선점, 도로점용허가 대상…광주시 실태조사

재료비 두배 ‘껑충’·매출 절반 ‘뚝’…“양성화 시급”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으나 재료비는 2배로 껑충 뛰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아리 수습기자 har@namdonews.com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에서 수년째 구두종합병원(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이모(60)씨.

22일 오전 11시 3.3㎡ 남짓한 이씨의 구두수선점은 예전 같으면 구두를 닦으려는 직장인들로 북적거릴 시간이지만 요즘은 한산하다.

이씨는 회사를 퇴직하고 1년동안 구두수선점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성실하고 친절해 단골이 많은 이씨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탓에 매출이 점점 떨어지다가 올해는 절반으로 줄었다.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데 필요한 재료비는 두배로 껑충 뛰었지만 요금은 ‘제자리 걸음’수준이다.

요금을 조금만 올려도 손님이 줄어 쉽사리 조정하지 못한다.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제일 먼저 화단과 거리를 청소한다. 때문에 번화가에 위치했어도 쓰레기 한점 찾을 수 없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사비를 들여 거리와 화단을 청소하는 이씨의 사연이 주민센터에 전해져 3개월전부터 쓰레기 봉투와 청소도구를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구두수선대는 도로점용허가 대상으로 묶였다. 이에 따라 이씨는 과태료를 물고 영업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5개구의 일괄적인 법의 적용을 추진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구두수선점이 불법으로 간주돼 변상금을 물고 있다”며 “정당하게 허가를 받아 세금을 내고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고 한전에서 전기도 공급받아 단속과 철거의 불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업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영세상인들은 하루 버티기가 쉽지 않다”며 “하루빨리 경기가 되살아나 서민들도 살맛 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민경제 지표 하락세가 뚜렷하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분기 광주·전남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소매판매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3분기 서민경제와 맞닿아 있는 소매판매는 전국 평균 4.3% 증가했으나 광주 0.4%, 전남은 0.3% 증가하는데 그쳤다./한아리 수습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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