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내년 광주·전남 선거 포기했나

박지원 제외하곤 출마 의지 드러낸 인물은 전무

중진 의원들 저울질만…기초·지방 “답답하다”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광주·전남을 당의 지지기반으로 갖고 있는 국민의당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출마 후보 입지자들이 넘쳐나는 더불어민주당과는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27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호남이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지방선거 후 정국 주도권과 정계개편 등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광주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당 인사는 현재까지 한 명도 없다. 올해 초부터 하마평에 오른 국민의당 중진 국회의원들은 몇몇이 있었지만 실제 선거에 나서겠다고 뛰어든 인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총선 승리 이후 꾸준히 후보군에 올랐던 4선 현역의원인 박주선 국회 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3선인 장병완 의원 등은 모두 하나 같이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 심사숙고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등의 말만 되풀이 할 뿐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당의 중진급 인사들의 내년 지방선거 차출론이 불거지면서 6선인 천정배 전 대표가 당의 운명을 걸고 광주시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전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지난달 박지원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출마에 뜻을 내비쳐 선거 구도가 한 동안 술렁거렸다. 그러나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당내 경선이 필요하지만 박 전 대표와 경쟁할 후보로 거론되는 주승용 의원의 행보는 사실상 복지부동에 가깝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지역민들에게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말하고 다니기조차 어렵다는 게 입지자들의 하소연이다. 겨우 현직인 김성환 동구청장이 재선 도전만 확실시되고 있고 이은방 광주시의회 의장의 북구청장 출마가 유력한 상황일 뿐이다.

일각에서는 광주시의회로 입성하게 될 국민의당 시의원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기껏해야 2, 3석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국민의당 시의원들 사이에 돌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4·13 총선에서 광주·전남 18곳 지역구 중 16곳에서 승리한 국민의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경우 민주당에 정국 주도권을 송두리째 건네줘야 하고 당의 존폐 위기로까지 내 몰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민의당 소속 한 광주시의원은 “통합론이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바닥권인 지지율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어디 가서 출마하겠다는 말도 못하고 다니는 형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면서 “중앙당이 하루 빨리 안정을 찾아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도 힘든 싸움이 될 텐데 이러다간 내년 선거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