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헬기사격 진상조사는

‘특조위’ 활동 3개월간 새로운 사실 못밝혀내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기무사·계엄군 조사 성과 없어

‘헬기 사격’ 공식 기록도 못찾아

헬기조종사 대부분 진술 거부

사격 직접 참여자 등 증언 절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군이 전투기를 이용해 광주를 폭격할 계획이 담긴 미국 UCLA대학 동아시아 도서관 자료 목록이 공개돼 5·18진상 규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1980년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상공을 날고 있는 계엄군 헬기 모습./5·18기념재단 제공

5·18 헬기사격 여부는 행방불명자 암매장 유해 발굴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에 중요한 조사 활동이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조사위원회까지 꾸려 3개월간 활동하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결과가 없다. 이에 1988년 국회 청문회와 1995년 특검 수사, 2005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조사위에 이어 또다시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헬기사격 참상 ‘목격담’·‘증언’잇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올해 초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흔적에 대한 감정 결과를 ‘헬기 사격일 가능성이 매우 크고,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지난 9월 11일 문재인 대통령 특별지시로 꾸려진 5ㆍ18민주화운동 헬기사격 및 전투기 출격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검찰은 각각 헬기사격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군 당국이 보유 중인 2천여쪽에 달하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비밀문서도 공개됐다.

5·18 당시 헬기사격은 고(故) 조비오 신부가 1989년 청문회에서 “80년 5월 21일 세차례에 걸쳐 상공에서 헬기 소리와 함께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당시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증언론을 발표했다. 증언론엔 “5월 21일 계엄군 헬리콥터 3∼4대가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 그날 하루 광주기독병원에서만도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100여명이 목격됐다”고 기록됐다.

◇진실규명 작업 ‘답보’

특조위는 5·18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과 공군 전투기 출격대기 의혹이라는 두개의 큰 과제를 짊어지고 출발했다. 하지만 출범 만 3개월 동안 2대 의혹’ 진위와 관련해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진상규명 핵심자료로 기대를 모았던 기무사의 미공개 존안(기록 보관)자료에서도 별다른 내용을 찾지 못했다. 5·18 계엄군에 대한 진술 조사 역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헬기 사격을 뒷받침하는 증언들과 관련 기록에도 계엄군이 헬기에서 사격했다는 내용이 담긴‘공식기록’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검찰도 5·18 당시 출격했던 헬기조종사 17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헬기 사격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진술하지 않겠다”고 거부해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런상황에서 최근 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군이 전투기를 이용해 광주를 폭격할 계획이 담긴 미국 UCLA대학 동아시아 도서관 자료 목록을 공개해 특조위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성 특조위 부위원장은 “현재 확보된 군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헬기 사격자들을 추적하고 있지만, 보다 명확한 사실규명을 위해선 당시 헬기 사격에 직접 참여 했거나 사격으로 인해 부상을 입은 시민 등의 증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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