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 힘들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분석 결과

올해보다 1.2% 증가… SUV 점유율 32%로 확대

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산업이 주요국의 수요감소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이 더욱 축소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이보성 이사는 최근 열린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는 올해보다 내년에 좋아지겠지만 자동차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의 안정적 성장과 신흥국의 회복세 확대에 힘입어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우리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달러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엔저 효과는 가격에 반영돼 일본 업체들의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실제 도요타는 엔저를 등에 업고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보성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일본 업체가 엔저에서 얻은 고수익을 연구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게 되고, 이는 한국차의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 시장인 미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구매 부담 증가,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각각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은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세를 나타내겠지만, 중국, 미국, 유럽 등 3대 주요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소는 내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총 9천372만대로, 올해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산업의 전체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차급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만 해도 20% 미만이었으나 올해 31%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이사는 특히 소형 SUV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SUV 판매 비중이 2025년께 40%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승용에 대한 수요가 아직 많고 장기적으로는 차종을 분간할 수 없는 모델들이 많이 나올 것이어서 점유율이 40% 이상으로 높아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친환경차의 경우 내년에 신차 출시 확대와 정책 수혜에 힘입어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예상 판매 규모는 올해 대비 15.5% 증가한 301만대다.

이보성 이사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비수익 사업과 지역을 정리하고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내년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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