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시간

성평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시간
광주여성재단, 15일부터 ‘이꼴을 하고서’전
박화연·정유승씨 등 실력파 청년작가들 출품
성차별·불평등 사회현상 풍자…성평등 지향
 

박화연 작 ‘ㅁㅁㅁㅁ에 대하여’

여성혐오와 성적 불평등으로 얼룩진 질문들을 시작으로 해 성평등에 관한 해답을 찾아가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여성재단은 15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재단 내 8층 여성전시관에서 ‘이꼴을 하고서’전을 연다.

전시 제목 ‘이꼴을 하고서’는 ‘젠더 이퀄리티(성평등·Gender equality)’적 시각을 지향하는 언어이자 소극적 목소리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비판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꼴’을 하고 있는 우리지만, ‘이퀄’을 향해 나아가자는 뜻이다.

전시장에는 각종 혐오와 불평등으로 왜곡된 페미니즘의 실태를 고발하고 풍자하는 작품들이 내걸리게 된다.

참여작가는 박화연, 정유승씨 등 유망한 2명의 청년여성작가다. 이들은 내년 광주비엔날레의 최연소 참여작가로 선정돼 눈길을 끌기도 한 실력파 작가들이다.

정유승 작가는 ‘당신을 위한 것’이란 제목으로 5채널 영상을 가변설치해 선보인다. 작품에는 평등의 본질을 흐리는 익명의 발언들이 다량으로 배포되면서 개인과 사회가 불평등의 개념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드러낸다. 실제로 작품은 인터넷 상 카카오톡을 배경으로 한 가상의 대화로 구성된다. 총 5개의 채널 중 4개의 채널은 두 화자가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시각으로 텍스트를 작성한다. 반대로 1개의 채널에서는 평등을 주제로 이해와 배려에 기초해 대화한다. 두 사람의 가상대화에서 ‘그룹채팅3’은 대화를 지켜보고 있으나 응답할 수 없는 침묵의 목격자로서 관객이 초대받았음을 의미한다.

관객은 연애와 결혼, 사회구조, 일상을 다룬 진술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진행 중인, 혹은 미래를 예보한 사회 현상에 대해 공유하지만, 각자 다른 진술이 존재한다. 두 세계의 사이에서 보여지는 갈등을 통해 정 작가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지하고, 견해와 편향이 적절하게 종합되기를 욕구한다.

박화연 작가는 ‘ㅁㅁㅁ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영상작업을 출품했다. 현재 내 안에 고착화된 성 혹은 성의 역할에 대한 편견, 고정관념을 대하는 방식으로 길바닥의 껌딱지를 제거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껌딱지를 제거하는 그녀는 손톱이 닳고 살갗이 쓸리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이야말로 단단하게 굳어 있는 성적 편견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박 작가는 주장한다.

우리가 가정 내에서 딸로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교육받고 이후 학교와 회사 등 사회생활을 통해 또 부단히 학습해온 ‘여성적’이라는 것과 ‘여성성’이라는 것이 결국 남성 중심 사회의 위계가 낳은 강요에 불과했다는 것을 역설하는 셈이다. 그렇게 집요하게 강요받아온 학습의 딱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생채기를 내야 한다는 것. 박 작가는 끝내 강요와 학습으로 왜곡된 성적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생채기를 내 피를 흘리며 고통을 겪자고 제언한다.

이 밖에도 두 작가는 ‘이꼴을 하고서’를 영문으로 새겨 제작한 반팔티 등을 이용한 설치작품들을 통해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 반팔티들은 다양한 참여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관객들에게 선물로 제공된다.

전시 개막식은 15일 오후 2시. (문의=062-670-0535)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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