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존심 따질 때가 아니다

지금은 자존심 따질 때가 아니다

<박지훈 경제부 차장>
 

독립경영을 통한 독자생존의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앞날이 첩첩산중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 노동대책위원회(대책위)가 정리해고·삭감안이 포함된 사측의 경영정상화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는 사측이 36차 임단협 교섭에서 제시한 경영정상화계획에는 정리해고 계획과 임금 30% 삭감, 희망퇴직(196명) 등이 포함, 전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노조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임금 동결 ▲임금체계 개선 및 조정 ▲임금 피크제 시행 ▲복리후생 항목 조정 등이 담긴 자율적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의 입장처럼 사태는 심각하다. 이달까지 채권단에 노사 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지금 사측에서 내세운 경영정상화계획보다 더 큰 후폭풍이 다가올 수 있다. 내부 직원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경제의 위급한 상황을 인식한 윤장현 광주시장도 최근 금호타이어 노사와 간담회를 통해 “금호타이어는 광주의 자존심이지만, 지금은 자존심을 따질 때가 아니다”며 “지역의 걱정이 큰 상황에서 노사가 한마음으로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반드시 대화를 통해 회생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장현 광주시장의 당부처럼 지금은 서로 자존심을 지켜야 할 때가 아니다. 사측도 노조의 마음을 한번 더 헤아리고, 노조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혀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은 지역민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위중한 상황에서 서로의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이 결코 옳은 길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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