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광주 경제부시장’ 발탁, 그게 윤장현 ‘재선용 인사’?

5급 ‘광주 경제부시장’ 발탁, 그게 윤장현 ‘재선용 인사’?

<박병모 톡톡뉴스 대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거늘 엊그제 공모를 마감한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이런 인사가 어디에 있느냐”고 말한 건 비교적 점잖은 표현이고, 심하게는 ‘인사 망사’라는 극단적 목소리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특히 광주시청 내 인사라인에서 “이래도 되느냐”고 공분하고 있다. 어찌됐든 간에 민선 이후 첫 공모로 경제부시장을 뽑는, 이른바 ‘윤장현 시장의 검토 지시’에 장단을 맞췄던 인사라인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응모자의 면면을 들여다 본 후 “이건 아니다”라는 심상치 않는 기류가 엿보인다.

경제부시장 지원자는 3사람이다. 전직 고위 공무원 A씨, 기업인, 전직 교수 출신이다. 윤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도전해 재선에 성공하면 임기는 보장된다. 그렇지 않고 떨어진다면 6개월의 단명으로 끝나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지원자의 이름이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굳이 거명하지 않는 것은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다. 어차피 2사람은 들러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직 서류 전형·면접에 이어 인사추천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미리 예단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시청 내 이러한 반발 움직임은 윤 시장이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를 할 거라는 소문과 개연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민선 이후 처음이라며 그럴싸하게 공모를 하고, 특정인으로 하여금 지원하게 한 뒤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하면 결정하는 ‘사전 각본’대로의 임명절차를 밟으려 한다는 점에서다.

그렇다면 윤 시장이 염두에 둔 ‘특정인은 도대체 누구냐’로 압축된다. 전직 시청 공무원 출신 A씨는 윤 시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노동계 출신 인사로 외부에서 파격적으로 발탁된다. 사회통합을 추진하고 자신이 근무한 회사를 매개로 자동차100만대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명분에서 지방행정직 4급 자리에 A씨를 앉혔다.

윤 시장이 초기에 추진해온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의 핵심인물이다. 하지만 출범당시 자동차 100만대 생산이라는 개념과 콘텐츠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지금도 혼선을 빚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A씨는 지난 대선 이후 광주형일자리가 화두로 대두되자 서울로 발령이 난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대외협력을 총괄할 ‘일자리정책 특보’로 말이다. 직급으로 따지면 4급에서 5급으로 강등된 셈이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전국적인 공모를 했지만 공개모집 기간에, 그것도 응시원서 접수를 받기 전에 ‘선 내정, 후 공모’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 소문이 현실화되자 ‘무늬만 공모’,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그래, 윤 시장이 자신의 시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특정인을 내정한 것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광주시민들을 더불어 행복하게 하겠다는 실천적 의미라는 점에서 지금까진 이해하고 넘어갈 만하다.

하지만 5급 특보를 1급 경제부시장으로 임명하면서 시민행복을 논하기 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긴다.

그것도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의도적인 재선용 인사’를 하려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시장의 이름에도 걸맞지 않는 ‘장고 끝 악수’를 또 다시 두는 셈이다.

기실 윤 시장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광역단체장의 역할과 무게를 감안한다면 최소한의 지지율이 20%대 이상이 돼야 함에도 말이다. 30%대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같은 당 출마예정자인 이용섭 일자리대책위부위원장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와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그럼에도 일부 구청장 출마예정자에게 뒤지고 있으니 윤 시장으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윤 시장이 조바심과 초조함에서 노동계 대표인 A씨와 함께 연대를 갖는 노동단체를 끌어들이려고 경제부시장으로 내정하려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더욱이 고시출신 군수도 감내하기 힘든 경제부시장 자리를 학력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A씨가 공무원들을 다독이면서 소통하고 대내·외로 업무능력을 발휘할 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말하자면 광주지역 노동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광주시청 공무원들이 반발을 하게 되면 조직의 위계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공무원 내부 동요는 물론 광주시정이 흔들리게 되면 시민이 피해를 입게 되고, 자연스레 시민적 여론이 악화되면 윤 시장의 재선가도는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소탐대실’이 아닌 윤 시장의 현명한 판단과 원칙과 형평에 맞는 인사를 기대하고 고대해 본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