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발길질,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중국의 발길질,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최혁 남도일보 주필>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반도는 고난의 땅이었다. 중국 대륙에 강력한 세력이 들어설 때마다 그들의 말발굽은 이 강산을 짓밟았다. 고통과 질곡의 세월이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먼 옛날 이 땅의 조상들은 수(隋), 당(唐) 사람들에 용맹하게 맞서 그들을 두렵게 했다. 대륙사람들을 당당하게 대했다. 또한 웅혼(雄魂)했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중국에 대한 한반도 세력의 당당한 맞섬은 고구려와 고려의 패망을 끝으로 종식됐다.

그 뒤로는 굴종이었다. 원(元)나라, 명(明)나라, 청(淸)나라 등 중국 세력이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과 횡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은 이 땅을 철저히 유린했다. 죽이고 빼앗고 겁탈했다. 구한말, 잠시 중국의 군림이 종결됐다. 고식(姑息)이다. 고식은 시어머니의 학대에 시달리는 며느리의 처지를 빗댄 말이다. 시어머니가 야단치다가 잠시 숨을 몰아쉬는 그 짧은 순간에 며느리가 한숨을 돌린다는 말이니, 이 얼마나 고약하고 처연한 말인가?

구한말, 청은 일제와 조선 지배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 힘에 부쳐 어쩔 수 없이 조선에서 물러갔다. 한반도 사람들이 중국으로부터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났을 때 우리를 다시 옥죄인 것은 일제다. 고식의 시간은 1950년에 다시 끝났다. 6·25전쟁 때 중국 공산당은 북한군을 돕기 위해 100만 명의 대군을 보내 우리에게 총질을 해 댔다. 중국의 참전으로 인해 남북통일의 기회는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66년 뒤, 우리가 국가안보를 위해 사드배치에 동의하자 중국은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중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본보기로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중국을 찾은 한국대통령과 한국민에게 의도적인 모욕을 안겼다. 그 모욕에 우리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행여나 대통령의 체면이 깎일까봐, 정권의 위상이 추락할까봐 각종 핑계와 구실을 대면서 별거 아니라고 애써 위무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중국이 우리를 깔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굴욕을 당하고 무시를 당했으면서도 중국 땅을 박차고 떠나지 못했던, 우리 대통령에 대해 냉소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태종에게 군신의 예를 갖춰 세 번 이마를 땅에 찍고 아홉 번을 절한(三叩九拜), 그 치욕을 중국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느낀다.

중국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역사적으로는 끊임없이 우리를 침략한 대륙세력의 후예다. 몽골은 30년 동안 8차례나 고려에 쳐들어와 무자비한 정벌과 약탈을 벌였다. 그리고 고려를 100여 년 동안 부마국(駙馬國)으로 삼아 능욕하고 수탈했다. 임진·정유재란 때는 조선을 구원해준 명나라의 은혜(再造之恩)을 강조하면서 왜군을 물리치기보다는 아녀자를 겁탈하고 재물을 긁어모으는 데만 여념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조선 백성들이 ‘왜놈은 얼레빗, 되놈은 참빗’이라고까지 했을까? 이 말은 왜군이 휩쓸고 가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쳐도 그래도 어느 정도 먹을 것은 남아있는데 반해, 명군이 왔다 가면 완전히 싹쓸이 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군은 틈이 어느 정도 느슨한 얼레빗인데, 명군은 촘촘하기 이를 데 없는 참빗이라는 것이다.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은 왜군과 명군의 수탈을 비교하면서 ‘木梳梳了竹梳梳’(목소소료죽소소: 얼레빗으로 빗고 가자 참빗이 와 빗어낸다)고 적기도 했다.

심지어 명군은 왜군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왜군을 공격하는 조선 군사들을 수시로 폭행했다. 왜군을 공격한다고 해서 권율장군을 잡아끌고 가기까지 했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 겸 도체찰사였던 류성룡이 쓴 징비록(懲毖錄)과 함양 선비 정경운(鄭慶雲)이 지은 ‘고대일록(孤臺日錄)’에는 명나라 군사의 무지막지한 횡포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명나라 장수가 고을 원님의 멱살을 잡고 때리고 짓밟았던 일들이 너무도 많이 기록돼 있다.

지금으로부터 134년 전인 1883년 11월 중국 통상대표인 진수당(陳樹棠)이 한양에 들어와 남대문에 방(榜)을 붙였다. 그 내용은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니 청이 치외법권을 행사하더라도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어떤 대신이 부당함을 항의하자 청은 이 대신의 목에 줄을 걸어 끌고 갔다.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의도적으로 모욕하고 구둣발로 기자를 폭행했다. 그런데 우리정부는 입안에 꿀만 있다. 좋은 소리만 한다.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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