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 경매시장 위축 ‘전망’
지지옥션 ‘2017년 경매 결산 및 2018년 전망’ 보고서
내년엔 고경쟁·고낙찰가율 시대 종료
업무상업시설 물량 다소 증가…양극화 심해 질 듯
귀농·귀촌용 토지는 여전히 대세 예상
올해 전국 평균 낙찰가율 역대 최고치인 73.8%
담양군 2년 연속 주거시설 최다응찰자 물건 나와
 

올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법원 경매시장에서는 고경쟁·고낙찰가율 하락 조짐이 각종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새해에는 법원경매 부동산 시장이 경색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계 없음./남도일보 poto
2017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 및 낙착가율 현황..지지옥션 제공

올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법원 경매시장에서는 고경쟁·고낙찰가율 하락 조짐이 각종 지표를 통해 나타난 가운데 새해에는 부동산 시장이 경색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해에는 경매 시장도 지난 3년간 이어져 온 ‘고경쟁·고낙찰가율’ 시대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고경쟁·고낙찰가율 시대 종료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은 ‘2017년 법원경매 결산 및 2018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고경쟁·고낙찰가율 하락 조짐이 각종 지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엔 ‘고경쟁·고낙찰가율’ 시대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낙찰률은 2012년 32.6%를 기록한 이후 2016년 40.3%까지 4년 연속 상승세였으나, 올해는 하반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39.1%로 마감했다. 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도 4.0명으로 작년보다 0.2명 줄면서 2년 연속 하락했다.

지지옥션은 내년 들어 낙찰가율 역시 유찰 물건들의 증가로 본격적인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찰 증가는 가격이 저감된 물건 증가로 이어지면서 점진적 낙찰가율 하락을 유도하게 된다. 법원 경매에서는 유찰 시 최초 감정가에서 20~30% 감액해 입찰하는 강제저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내년 4월 다주택자 양도세 물건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낙찰가율의 하락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5% 내외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 경매 매수 타이밍은 물건이 늘어나는 하반기 이후로 잡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 대출 규제로 인해 대환대출이 막힌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매 진행건수는 금융권 연체 물건이 전체 65%를 차지하는 만큼 연체가 본격적으로 늘어나야 경매 물건도 동반해 상승하지만 2017년 10월 현재 금융감독원 가계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19%로 최저점을 유지하고 있어 2018년 상반기 까지는 큰 폭의 물건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는 금리상승 및 대출 규제로 인해 대환대출이 막힌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여 내년 후반기 혹은 2019년 까지 물건 증가 시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10.24가계부책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담보권 실행유예제도를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 주거시설의 경우 물건 증가 시점이 일정부분 연기될 가능성은 있다.

주거시설 아파트의 경우 4월 양도세 중과 회피 물량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경매 낙찰가율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매 대중화로 인해 물량이 증가한다고 해도 낙찰가율 하락의 폭이 크지는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급매 물량이 늘어날 경우 급매 가격에 맞춰 해당 지역 낙찰가율의 조정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입찰에 있어 과거에 비해 자금동원계획을 좀 더 철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소액 투자자의 경우 상반기부터 매수 타이밍일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단기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 보유 및 월세 전환을 감안해 입지 등을 더 따질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일반시장의 매매가 쉽지 않아진 업무상업시설 경매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입지 및 가격 등에 따라 경매에서도 낙찰가 및 경쟁률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방 토지의 경우 귀농·귀촌의 열기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낙찰가율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 및 광역시 토지 낙찰가율이 주거시설 낙찰가율과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전체 토지 낙찰가율은 일부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경매 대중화로 인해 물건이 증가해도 낙찰가율 하락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급매 물량이 늘어날 경우 급매 가격에 맞춰 해당 지역 낙찰가율의 조정은 있을 것”이라며 “아파트 경매 물건은 내년 4월 양도세 중과 회피 물량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경매 낙찰가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17년 경매 기록 경신의 해

2017년 법원경매 시장은 역대 각종 경매 지표기록들이 갱신된 ‘기록의 해’였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매 물건은 2001년 1월 경매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물건 감소 현상은 부동산경기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가격(낙찰가율)은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지옥션 경매분석센터 2017년 경매 통계 잠정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경매 진행건수는 10만7천여 건, 평균낙찰가율은 73.8%로 나타났다. 진행건수는 2014년 이후 4년째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평균낙찰가율은 2012년 67.4%를 저점으로 6년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치인 2007년 72.6%를 넘어서 처음으로 74%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주요 경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경매 진행건수(2017년 잠정치)는 10만7천여건으로 전년도 대비 14.4%감소했다.

진행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한 가계부채 연체율 감소가 꼽혔다.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지난 10월 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9%로 예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매 물건 중 약 65%가 금융권 연체로 인해 나오는 상황에서 연체율 감소는 자연스럽게 물건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일반 부동산의 가격 상승 및 거래량 증가도 진행 중인 경매 물건의 취하·변경을 가속시키면서 물건 부족에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전국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73.8%로 2016년 대비 2.2%p상승했다.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연간 통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장 뜨거웠던 한해를 보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주거시설(87.5%) 및 업무상업시설(68.0%) 모두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토지 낙찰가율은 전년 대비 7.1%p상승한 76.0%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였다. 공업시설도 2년 연속 상승하며 67.4%를 기록했다.

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수는 4.0명으로 전년도 대비 0.2명 줄었다. 8.2부동산 대책 이후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대출이 막히면서 하반기 응찰자수가 감소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낙찰된 경매 물건의 총 감정가는 15조3천770억원으로 2016년 18조4천552억원 대비 3조782억원 감소했다. 낙찰금액도 11조4천635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조7천575억원 줄었다.

올해 경매 진행건수를 용도별 살펴보면 토지가 전체 44%로 물건별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거시설이 35%, 업무상업시설 17%, 공업시설 4% 순이었다. 2017년 주거시설 응찰자 상위 10건을 살펴보면 2건을 제외하면 모두 8.2대책 이전 낙찰 물건이었다. 특히 대책 직전인 7월~8월1일 사이에 5건이 몰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책이 부동산 고점에 적절히 작동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상위 10건 중 7건이 아파트(주상복합)이었으며 단독주택 2건, 연립이 1건이었다. 제주지역 토지 규제가 강화되고 사드 등의 문제로 중국발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는 제주도 구좌읍 단독주택 한건만이 상위 10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경우 2015년(강동구 명일엘지), 2016년(구로구 구로주공) 등 감정 시점이 오래된 물건에 응찰자가 많이 몰렸다.

적극적인 귀촌정책을 펼치고 있는 전남 담양에서 2년 연속 전국 최다 응찰자 물건이 나왔다. 지난해 전남 담양군 금성면 소재 단독주택에 103명의 응찰자가 몰려 주거시설 최다 응찰자 물건에 선정된데 이어 올해도 담양군 수북면 궁산리 소재 단독주택(토지 344㎡, 건물 폐가)경매에 118명의 응찰자가 몰려 주거시설 최다 응찰자 물건이 됐다. 해당 지역의 경우 영산강과 인접해 우수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광주광역시, 담양군과도 가까워 도시 인프라도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지역에서 귀농인 영농정착아카데미사업, LH 귀농·귀촌 주택 건설사업 등 귀농인 친화적 정책을 활발히 펼치면서 귀농·귀촌인들의 수요가 높았다. 토지 344㎡가 감정가 3천900여만 원에 나온 점도 인기에 한몫 했다.
/김용석 기자 yski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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