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홀한 관심 속에 찾아오는 대형 화재

<김상우 전남 보성소방서 119안전센터>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왔다.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은 가족, 연인과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지만 반면 겨울은 화재에 매우 취약한 계절이기도 하다. 소방관들도 화재예방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곳곳에서 화재발생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지난 12월 21일 충북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너무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이번 화재엔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점, 건물의 구조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잇달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안전 불감증이란 말이 유행어 같이 번지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란 말 그대로 안전에 대해 무감각한 것을 말한다. 위험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다 느끼며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부족한 상태다. 화재의 위험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화재로 인한 피해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무서운 화재는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생명과 몇 년간 일궈온 재산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화재예방은 몇 번을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평소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화재예방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전열 기구는 규정에 맞게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취침 전이나 외출 시에는 전기ㆍ가스 등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도 확인해야 하며 소방시설의 적정 설치 및 관리는 화재예방 및 초동대응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일터나 집 근처에 전기ㆍ가스ㆍ유류 등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찾아내어 사전에 정비하고 제거해야 한다. 위험물은 지정된 장소에 설치돼 있는지, 주위에 소화기가 있는지, 기타 가연물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평소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것 또한 나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 속에도 화재는 발생할 수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엔 먼저 화재가 난 대상물 안에 있거나 근처에 있다면 재빨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소화기로 무리하게 접근해 화재를 진압하려다간 더 큰 인명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불을 발견하면 ‘불이야!’하고 큰소리로 외쳐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화재경보 비상벨을 누른다. 엘리베이터는 절대 이용하지 않도록 하며 계단을 이용하고, 아래층으로 대피할 수 없는 때에는 옥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건물의 구조를 상세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은 피난 방향도 분간하지 못하게 되어 패닉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것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고 적절한 피난유도를 계획하고 훈련해야 한다.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요즘,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는 지혜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철저히 습관화된 화재예방과 대비로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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