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앗아간 3남매… 사회도 책임있다

지난해 세밑 아파트 화재로 숨진 3남매의 장례식이 어제 치러졌다. 장례는 영정도, 특별한 절차도 없이 진행됐다. 아이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적었다. 아빠와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 일부만 세 남매 마지막 길을 먼발치에서 지켜볼 뿐이었다.

광주 북구 두암동에서 발생한 3남매 화재 사고는 무술년 새해 첫 날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4살, 2살, 15개월 된 아이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데다, 엄마의 방화 가능성 때문이다. 화재는 방화가 아닌 실화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엄마를 구속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이번 사고는 미성숙한 부모의 잘못이 크다. 아이를 키울 능력과 성품조차 안되는데도 아이 셋을 낳아 결국 목숨을 잃게 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의 부모는 10대부터 아이들을 낳고 기르다 화재 발생 4일 전에 이혼했다. 아이 3명과 함께 살게된 엄마는 각종 공과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사고 당일 외출한 엄마의 부탁을 받은 아빠는 아이들만 집에 놔두고 PC방에 가 아이들을 4시간 동안 방치했다.

그렇다고 두 사람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려선 안된다. 미성숙한 엄마, 아빠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부모의 잘못도 있을테고, 그 부모를 만든 사회도 책임이 있다. 처벌이나 질타보다는 우리 사회가 보듬어 안아주지 못한 부분을 성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사고가 아이를 소중하게 키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를 정착하는 교훈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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