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 냉철하게 남북대화 재개해야

한반도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이후 남북 간은 판문점 채널복원에 나섰다. 남북은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등을 논의할 당국회담을 곧 열 것으로 보인다. 핵 위협과 단호한 응징 등 거친 겁박과 말이 오가던 지난해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남북 간의 대화가 재개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남북은 지난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을 이후로 공식적인 대화를 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1년은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 기간에도 공식적인 대화 군 통신선과 판문점 채널이 모두 끊겨 있었다. 소규모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대화통로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의사를 밝히고 우리 측이 이를 환영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북한의 대표 팀 파견은 평창올림픽 성공과 한반도 안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중수교가 스포츠 교류에서 비롯됐듯이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에 훈풍을 몰고 오는 대회가 되기를 소망하는 국민들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라는 외양 갖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북한의 실체를 망각하거나,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에 균열을 일으키는 실책을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간절히 원하는 우리의 입장을 이용해 한미군사훈련이나 미국 전략자산 순환 배치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에 매우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국가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전쟁억지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국가안보는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현재 남북관계의 주도권은 북한이 쥐고 있다. 북측이 대화를 하겠다면 유화국면이고 핵 겁박을 하면 긴장국면이다. 북측의 의중을 면밀히 분석해 좀 당당하게 나설 필요가 크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의사 표명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시혜(施惠)가 아니다. 북측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는 냉철한 대응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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