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 믿는 딸 설득하다가…’

화순 한 펜션서 50대 부부

종교 문제로 딸 숨지게 해

현장에 숨진 딸 언니도 있어

경찰 “계획성 여부 조사 중”

전남 화순경찰서는 18일 펜션에서 특정 종교에 생활을 하던 딸을 설득하다 사망하게 한 혐의 (폭행치사)로 A(56)씨와 B(55·여)씨 부부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전남 화순 한 펜션 전경.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펜션을 3개월 장기 대여해 특정 종교 생활을 하던 딸을 설득하다가 숨지게 한 부모가 경찰에 검거됐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18일 딸을 사망하게 한 혐의 (폭행치사)로 A(56)씨와 B(55·여)씨 부부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 40분께 전남 화순군 한 펜션에서 딸 C(25·여)씨가 소리를 지르며 나가려는 것을 제지하려고 C씨의 다리를 누르고 입을 막아 수일 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C씨의 언니도 조만간 참고인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또 C씨의 언니를 상대로 폭행치사방조 혐의 등 적용대상인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9시께 펜션에 도착한 이 부부는 딸 C씨에게 “교회에 그만 다녀라”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딸 C씨가 고함을 치며 밖으로 나가려 하거나 집기 등을 발로 차는 등 반항하자 A씨가 다리를 잡고 B씨가 오른손으로 입을 막았다.

이후 C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같은 날 오후 5시 43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해 병원에 옮겼으나 C씨는 열흘 만인 지난 9일 오후 11시 35분께 숨졌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5년 전부터 특정 종교를 믿고 있는 딸을 설득하려고 화순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는 “딸을 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딸이 종교에 빠져 취업 준비도 안하고 성경공부만 하는 것 같아 그만 다니라고 설득하던 도중 갑자기 고함을 지르고 펜션 집기를 부숴 옆방에서 들을까 봐 입을 막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펜션에는 투숙객과 펜션 관계자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펜션 관계자는 “A씨 부부가 휴양차 장기로 방을 석 달 정도 빌리겠다며 외부인들이 시끄럽게 하지않도록 당부한다는 말만 전했다”면서 “제가 펜션을 비울 일이 많아 투숙기간 동안 펜션도 관리해주기로 했다. 또 이미 한 달치 비용은 다 지불을 했고, 이 기간에 A씨 가족 말고 투숙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C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가리기 위해 지난 10일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은 또 장례절차가 끝난 뒤 A씨 부부를 상대로 계획적인 사건인지 우연한 사고인지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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