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8일까지…한희원 등 11명 작가 참여

겨울이 주는 그리움의 풍경
광주롯데갤러리 ‘우리 동네 겨울이야기’ 기획전
2월 2~28일까지…한희원 등 11명 작가 참여
 

박성완 작 ‘중앙초 겨울 육교’

계절마다 바람 냄새, 공기의 기운이 있듯이 절기가 주는 서정은 지나간 시간, 기억들을 상기시킨다. 더구나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이 안고 가는 표정 또한 다채롭고 풍성하다.

겨울밤의 서걱거리는 공단 이불, 입김 나오는 찬방에서 들었던 눈 오는 소리까지 문득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시리도록 추웠지만 참 따스했던 우리네 겨울 일상을 기억하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 롯데갤러리는 신년맞이 두 번째 기획전으로 겨울의 표정을 담은 ‘우리 동네 겨울이야기’전을 준비했다.

오는 2월 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평범하기에 무심코 지나쳐버린 우리 주변의 계절 이야기를 보다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하기 위한 의도로 마련됐다. 김승택, 노여운, 박성완, 양나희, 이영식, 정명돈, 조현, 한희원, 소빈, 박상화, 이이남 등 회화와 공예,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우리의 잊힌 기억, 혹은 감성을 상기할 만한 서정적 작품 34점을 출품했다.

오래된 동네의 낡은 골목길 풍경을 담은 조현 작가는 광주 학동의 재개발 지역과 남광주 시장의 뒷골목을 표현했다. 녹슨 방범창과 오래된 가로등, 얽히고설킨 전신주 아래를 걸어가는 이의 뒷모습에서 쓸쓸한 서정이 묻어난다. 눈 내리는 골목길이 즐거운 아이의 몸짓과 겨울 시래기에선 일상의 정겨움이 느껴진다.
 

한희원 작 ‘첫사랑’

눈 내리는 광주 북구 우산동의 골목 어귀를 그린 노여운 작가는 같은 장소에서의 시간성을 드러내며 일상을 기록한다. 구도심의 골목길이 내포하는 추억, 그리움 등의 감정과 사연들이 초저녁과 늦은 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축적된다.

눈 쌓인 무등산을 오르내리며 채집한 이미지들을 영상으로 재구성한 박상화 작가는 자연에 동화돼 가는 인간의 모습을 투영하며 일종의 환영을 만들어 냈다. 도심의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자연은 다양한 표정으로 위로를 건넨다.

앙상한 겨울 나무 아래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소녀, 그 해 겨울의 눈 쌓인 정미소, 겨울 밤을 밝혀주는 간절한 호롱불처럼 반갑기 그지 없는 눈 속의 매화, 겨울 소나무가 적적한 언 강가,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설죽까지 계절의 감성을 시적 감성으로 함축한 소빈, 한희원, 이영식, 정명돈, 이이남 작가의 작품에선 슬픔과 그리움 회한의 감정들이 읽힌다.

계림동의 눈길 가로등, 한겨울에도 공사가 한창인 농장다리, 돌담과 겨울나무가 정겨운 제주도의 여염집 풍경, 첫눈 내리는 이화동 골목길 등 박성완, 김승택, 양나희 작가는 우리 주변의 겨울일상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고영재 광주롯데갤러리 큐레이터는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 가지고 있는 겨울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 참여프로그램으로 선착순 130명에 한해 설 마중 오색 투각등 만들기도 진행된다. (문의=062-221-1807)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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