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양·3남매 화재·신생아 유기…

‘미성숙 부모’들이 부른 비극…사회 책임도

아동학대로 매달 3명꼴 숨져

가해자 70% 이상이 친부모

아이 키울 능력·성품 안돼

‘부모 교육’등 안전망 절실

부모가 영유아 자녀를 상습적으로 학대하거나 폭행해 숨지게 하는 등 비극이 끊이지 않으면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신생아 유기 자작극에서 화재로 숨진 3남매, 친아버지에 의해 암매장된 고준희양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준비되지 않은’ 부모들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30일 영하 8도의 날씨 속에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복도에 버려진 신생아를 구조했다던 여대생은 아기를 유기한 생모로 밝혀졌다. 대학생인 A(26)씨는 언니 부부 등 가족도 속이고 남의 아기를 발견하고 구호조치를 한 것처럼 꾸며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광주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3남매가 숨진 사건 역시 어머니 정모(23)씨가 담뱃불을 이불에 끈 ‘실화’가 아닌 ‘방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평소 학대 정황이 없었고 본인도 2도 화상을 입은 점, 구조 요청 전화를 계속한 점 등을 토대로 실화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극세사 이불에 불이 잘 붙지 않는 점, 화재 직전 전 남편에게 ‘죽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토대로 재수사를 벌여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전북 군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고준희(5)양 아버지 고모(37)씨는 딸을 암매장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담 로봇 자랑을 늘어놓았고 내연녀와 가족들과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고씨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와 갑상선 기능 저하 증세가 있는 아이를 수시로 폭행했고 발목 상처에 고름이 흘러도 치료조차 해주지 않다가 지난해 4월 27일 숨진 준희양을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처럼 준비되지 않은 친부모들에 의해 학대 등으로 사망하는 아이들이 전국적으로 한 달에 3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사망한 아동 39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1명이 폭행에 시달리다 숨졌다.

또 2016년 1만8천573건의 아동학대 중 76.3%(1만4천158명)가 친부모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학대 행위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학대 사유는 양육 태도 및 방법 부족이 33.7%,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19%, 부부나 가족 갈등 6.8% 순이었다.

이 같은 원인은 우선적으로 미성숙한 부모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이를 키울 능력과 성품조차 안되는데도 아이를 낳아 결국 목숨을 잃게 하거나, 유기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 부모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려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성숙한 부모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부모의 잘못도 있을테고, 그 부모를 만든 사회도 책임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현숙 광주대 아동학과장은 “고등학교 수업이나 대학 교양 과목 등을 통해 ‘부모교육’이나 ‘영유아 초기 발달 교육’ 등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초기에 1년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기 때문에 교육 등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애착관계 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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