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퇴직 꿈꿔와…학교 복귀 설렌다 ”

3월1일 평교사로 교단 복귀하는

박재성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

“평생 평교사로 퇴직하는 것을 꿈꿔왔습니다.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과 소통할 날을 생각하니 걱정도 되지만 설레기도 합니다.”

박재성<사진>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이 오는 3월 1일자로 평교사로 복귀한다. 교원의 최고위층에 있다가 일선 학교 평교사로 복귀하는 건 광주시교육청 개청 이래 박 국장이 처음이다.

박 국장은 최근 발표된 광주시교육청 2018학년도 3월 1일자 교원 인사에서 전남여고로 발령났다. 광주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최고위층 관리자가 평교사로 돌아가자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8월 말 정년인 박 국장은 교육 관료로 재직하다 퇴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비록 한 학기지만 전남여고에서 중국어를 가르친 뒤 37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장휘국 교육감과 교육청 간부들이 교육국장으로 더 일해주길 바랐지만 ‘평교사’ 퇴임이라는 그의 소신을 굽히지 못했다.

그의 교직생활 37년은 현장 민주화와 혁신을 추구해온 교육운동과 함께 한다. 박 국장은 1982년 광주 대동고에서 첫 교편을 잡은 후 1986년 교육민주화 선언에 참여한 뒤 9달 동안 사표를 강요당했다. 이후 1989년 5월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가 두 달 뒤 해직됐다가 1994년 광주여고로 복직했다. 전교조 홍보부장과 대변인, 정책실장, 사무처장, 지회장, 지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맺은 인연은 평교사인 그를 교육혁신 전면에 나서게 했다. 2010년 장 교육감이 당선되자 취임준비위원과 광주교육혁신추진단장을 거쳐 이듬해 3월 정책기획관으로 본격적인 교육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평교사에서 몇 단계 건너뛴 승진 인사로‘코드인사’ 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그는 촌지문화를 없애는 등 청렴문화 정착 및 교육 적폐 청산에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책기획관 이후 2년동안 두암중학교 평교사로 복귀했던 그는 장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교육관료로 돌아왔다. 2014년 7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에 임명돼 누리과정 예산 투쟁과 역사교과서 철폐 등 대정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2016년 3월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으로 임명돼 광주 교육행정을 총괄 지휘했다.

박 국장은 “더불어 살아가는 정의로운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참교육이다. 우리나라가 5·18민주화운동 이전과 이후가 다르듯, 세월호 이후 교육계는 안전은 기본이고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며 교육혁신 운동을 지속할 뜻을 비쳤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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