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빚 내서’ 밀린 임금 지급

두달 분 중 우선 180억 지불…노조, 자구안 반대만

“설 전 합의안 도출 없으면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속보>금호타이어가 빚을 내면서까지 밀린 임금 두 달분 가운데 한 달분을 지급했지만, 경영 정상화 기틀 마련을 위한 ‘노사 간 합의안’ 도출은 여전히 미궁속이다.

6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밀린 임금 가운데 지난해 12월분 임금 180여억 원을 지난 2일 당좌대월(아이너스 통장 성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후 국내공장 직원 5천여 명에게 지급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경영 악화로 지난달 임금을 포함해 두 달분 임금 총 480여 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나머지 올해 1월분 임금은 유동성 여력이 없어 구체적인 지급 일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이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빚을 내면서까지 임금을 지급한 배경에는 ‘노사 간 합의한 도출’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만들기 위한 제스처로 보여진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은 여전하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1조3천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조건부로 1년 연장하면서 이달 말까지 노사 간 합의를 전제로 한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반면 노조는 임금 30% 삭감, 191명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에는 절대 합의를 할 수 없다며 파업도 불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설 전까지는 노사 간 합의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은기간 노사 간 대화 단절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또는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도 노사가 진정성 있는 자구 노력을 통해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사측이 어려운 여건에도 빚을 내서 밀린 임금을 지급할 정도로 경영정상화에 열의를 보인 만큼 노조도 큰 틀에서 생존과 경쟁력 향상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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