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검사장’ 권력형 채용비리 파헤친다

양부남 광주지검장, 강원랜드비리 수사 단장 맡아

소신 검사로 유명…“분노한 취준생 눈물 닦아주길”

양부남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7일 오후 12시 40분께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광주지방검찰청사를 걸어나오고 있다.
양부남(57·사법연수원 22기)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하 지검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특별 수사단장에 임명된 가운데 그의 지난 발자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흙수저 출신 검사가 권력형 채용비리에 맞서 발톱을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이 고향인 그는 집안 형편상 실업고에 입학한 뒤 전남대 법대를 거쳐 사법시험에 통과했다.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 즐비한 검찰 조직 내에서 오직 실력만으로 검사장까지 올랐다. 김양균 헌법재판관에 이어 전남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검사장에 오른 이력도 특이하다.

양 지검장은 학연, 지연 등 한국 사회의 오랜 병폐가 만연했던 과거에도 ‘정도’만 걸으며 소신을 펼쳐온 인물이다. 특히 강력사건은 물론 인지 수사의 달인으로 정평 나 있다. 지난 1990년대 지존파 살인사건을 진두지휘 했다.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조폭의 우두머리들을 구속시키며 ‘조폭잡는 검사’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3년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비롯해 2014년엔 원전 마피아로 불리는 한국 수력원자력과 하청업체 임직원 98명을 일망타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조용하지만 강한, 인자하지만 뚝심있는 평소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번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도 기대감을 받는 이유다. 특히 지역 안팎에서는 “흙수저 출신인 양 지검장이 잇따르는 채용비리로 분노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 지검장은 7일 오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위해 서울로 가기전 남도일보 기자와 만나 “원칙대로 수사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외유내강인 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출사표였다. 적폐세력 청산의 등짐을 멘 그에게 거는 조직내 기대감도 크다.

검찰 관계자는 “평소엔 지검장이란 완장이 무색할 정도로 소탈하신 분이다. 검찰청 내 직원 3할 정도는 이름은 물론 집안 대소사까지 챙길 정도로 정이 많다”라며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원칙을 고수하는 분인 만큼 소신을 가지고 이번 문제를 해결 하실 걸로 믿는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도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청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법률이 정한대로 명명백백 밝혀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양 지검장은 광주지검 형사3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서산지청장, 대구지검 2차장검사,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수원지검 1차장검사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