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약직 직원들 정규직화 전환 과정서 갈등 표출

광주디자인센터 노조, 원장과 전면전 나선 배경은?

최근 계약직 직원들 정규직화 전환 과정서 갈등 표출

근무평정 결과 놓고 책임공방…징계위 회부에 ‘시끌’

광주디자인센터 노조와 박유복 원장 간 대립이 극으로 치닫게 된 배경에는 최근 디자인센터 계약직 직원들의 정규직화 전환 과정에서 겪은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광주디자인센터는 지난 해 12월 계약직 직원 5명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 결과 3명이 정규직 전환 기준인 80점 미만을 받아 탈락했다. 탈락한 직원 3명은 계약 종료 통보가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이의신청을 했다.

이후 담당 부서 팀장 3명이 진행한 평가절차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고 원장은 뒤늦게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평가에 나선 팀장들의 점수가 객관적이었는지 소명하도록 했다.

박 원장은 “팀장들에게 근무평가 권한을 주며 신중하게 판단해서 진행하라고 했는데 평가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면서 정성평가 중심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직원들이 평가 결과만 내놓고 과정에 대해서는 한 번도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자인센터 노조는 “지난 해 12월 29일 원장이 출근도 하지 않고 계약직 직원 3명을 비롯한 전체 직원의 ‘직무 성과 평과 결과 최종 결재문’을 비서에게 처리하도록 했다”며 “그러고 나서 문제가 불거지자 직원들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급기야 지난 달 26일 열린 계약직 직원들의 이의신청에 대한 평가소위원회 회의 당시 노조원을 비롯한 센터 직원 30여명이 회의 장소 앞 복도에서 집단 항의 시위를 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하지만 평가 소위원회 결과 계약직 직원들의 이의신청이 근무성적 평가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아닌, 계약직 1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제도의 첫 시행에 따른 규정 미비로 인한 절차상 흠결을 이유로 ‘인용 결정’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노조위원장이기도 한 A팀장이 이달 초 열린 노사 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이번 사태로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일부 직원들과 기존 직원들 간 갈등이 있을 수 있어 정상출근이 가능하겠냐”며 “시간이 약이 될 수 있으니 몇 달간 타 기관으로의 파견을 고려해주고 언론 등 외부에 이번 사태가 노출된 점에 따라 이들의 징계를 고려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박 원장은 A팀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를 안건으로 인사위원회를 소집함과 동시에 근무평정 평가에 나선 3명의 팀장과 피켓시위를 벌인 30여명의 직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 역시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결국 노조는 이번 사태를 시발점으로 그동안 박 원장과 쌓여왔던 갈등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해에도 원장의 인사권 남용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두 차례에 걸쳐 원장 측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청사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노조의 목소리를 신중하게 듣고 소통에 대한 하나의 방법으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의 이야기도 듣겠다”며 “하지만 징계를 누가 받아야할 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할 문제이며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본 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제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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