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엔 왜 떡국 왜 먹을까?

“떡국 먹으면 오래오래 살고 부자돼요…”

한 그릇에 나이도 한 살 더…조선 중기부터 기록

새로운 시작·무병장수 등 한해 간절한 소망 담겨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광주 북구 중흥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따뜻한 설 사랑의 떡국 떡 나눔행사에서 새마을부녀회원들과 이주여성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소외계층에 전달 할 삼색 떡국 떡을 썰고 있다.
/남도일보 자료사진
떡국은 설날 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설에 모처럼 모인 가족들과 한 그릇씩 나눠 먹으며 나이 한살 더 먹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어릴 적엔 빨리 어른이 되고싶어 떡국을 두 그릇씩 먹던 기억들도 있다.

◇언제부터 떡국 먹었나=13일 민속학계에 따르면 떡국과 관련한 옛 문헌 자료가 많이 남지 않아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설에 떡국을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나마 조선후기 서적 ‘동국세시기’와 ‘열양세시기’는 떡국을 자세히 소개했다. 떡국은 책에 새해 차례와 아침식사 때 없으면 안 될 음식이며, 손님 접대용으로 꼭 내놓았다고 적혀 있다. 동국세시기는 떡국이 겉모습이 희다고 해서 ‘백탕’(白湯), 혹은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는 뜻에서 ‘병탕’(餠湯)이라 적었다.

조선 중기 이식의 ‘택당집’은 ‘새해 첫날의 제사상을 차릴 때 병탕과 만두탕을 한 그릇씩 올린다’고 적었다. 조선 초기 서적에는 떡국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우리 민족이 조선 중기부터 설에 떡국을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떡국의 기원이 중국 당나라 때 먹었던 ‘탕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구한말에 오면 떡국은 시장에서 사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음식이 됐다는 것을 당시 신문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요즘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과거에는 나이를 물을 때 ‘병탕 몇 사발 먹었느냐’고 했다. 떡국을 한자로 첨세병(添歲餠)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먹은 떡국 그릇 수에 따라 나이가 더해지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떡국을 먹는 이유=떡국에 사용하는 긴 가래떡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먼저 떡국은 ‘갱생부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설날엔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맑은 물에 흰 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었다. 가래떡의 흰색은 근엄함과 청결함을 뜻했기 때문에 좋지 않았던 일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는 뜻도 있다.

떡국은 ‘무병장수’도 뜻한다.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가 있다. 일각에서는 떡은 끊기지 않고 길게 뽑을수록 좋다고 하여 떡을 뽑을 때 자르지 않고 최대한 길게 뽑는다고 한다.

아울러 떡국은 ‘재물기원’을 의미한다. 가래떡의 길이는 집안에 재물이 늘어나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긴 가래떡을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어 엽전이 불어나듯 재산도 불어나길 바랐고, 또 엽전 모양의 떡국을 먹으면서 재물이 풍족해지길 기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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