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 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있다
동물성 단백질 풍부 옛부터 건강식품 역할 ‘톡톡’
전남 내수면 면적 전국 4% 불구 생산액 41% 점유
휴경지 이용 재배…벼농사 대비 10배 고소득 보장
<8>내수면 양식-뱀장어
일반인에게 있어 내수면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하다. 내수면어업법(內水面漁業法)에는 내수면은 하천이나 댐, 호소, 저수지 및 기타 인공으로 조성된 담수나 기수(汽水)의 수면으로 정의된다. 즉, 내수면어업은 민물에서 이뤄지는 어업활동을 말하며 뱀장어나 미꾸라지, 잉어, 붕어, 메기, 동자개(빠가사리) 등 민물고기가 주 류를 이룬다.
쌀이 주식이었던 우리나라는 옛부터 벼 농사가 주종을 이뤘다. 하천이나 저수지 물을 끌어들여 벼를 재배한 탓에 자연스럽게 유입된 붕어나 미꾸라지, 다슬기, 민물새우 등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어종은 좋은 건강식품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일일 몸보신은 바다고기요, 삼일 몸보신은 민물고기’라고 언급할 정도로 민물고기는 일상 중에 보양식이었고, 고품질의 단백질 공급용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뱀장어 당뇨병 효과 탁월
흔히 민물장어로 불리는 뱀장어는 Anguilla japonica 이며, 몸길이가 40~80cm 정도이나 1m까지 자라기도 한다. 먼 바다에서 부화 후 댓잎뱀장어(렙토세팔루스)에서 실뱀장어로 성장하고, 강을 따라 소상하면서 성어가 되지만 다시 바다로 나가 산란하고 죽는 속성 때문에 순수 담수어라 불리기엔 무리가 있다. 생산되는 장어류 중 가장 고가로 거래된다.
반면, 붕장어나 갯장어는 순수바다장어다. 보통 바닷가 횟집이나 장어 구이집서 흔히 접하는 것이 붕장어(학명 Conger myriaster, 일본명 : 아나고)이며 가장 생산량이 많고 저렴해서 우리에겐 익숙한 어종이다. 최고급 어묵재료가 되기도 하지만 주로 회로 뼈째 썰거나 장어국으로 먹는데, 일본에서는 회로 잘 먹지 않는다. 아마 뱀장어와 같이 혈액독(neutrotoxin)위험 때문으로 해석된다.
갯장어(학명 Muraenesox cinereus, 일본명 : 하모)는 붕장어와 달리 주둥이가 뾰족한 편이다. 맛과 영양은 붕장어와 유사하고, 우리나라 보다는 일본에서 더욱 환영받는 어종이다.
먹장어(학명 Eptatretus burgeri, 꼼장어)의 경우는 좀 다르다. 뱀장어나 붕장어 등은 경골어류로 척추뼈를 가지고 있는 물고기인데 반해 먹장어는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척색을 가지고 있어 원구류로 분류된다.
국토해양부 통계 (2016년 기준)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내수면 면적은 5천986㎢인데 이 가운데 전남은 243㎢으로 전국 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전남은 주로 무안이나 함평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어업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량 수준이며 전국 연평균 생산량 3만5천411톤인데 전남은 7천925톤으로 22%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생산액으로 환산하면, 1천714억8천900만원으로 전국 4천176억1천500만원 대비 4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전남도가 지난 2008년부터 친환경 시험 양식 결과 기능성 뱀장어는 체내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값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특정 단백질(버섯 추출물 등) 함량값은 높게 나타났으며, 일반 뱀장어에 비해 135% 가량 높게 책정됐다. 이런 결과는 당뇨병 치료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내수면 양식은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수서 생태계 파괴, 어족자원 감소 등으로 어업 개념 보다는 수산양식 문제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농수산물 개방 파고나 FTA 등 농어업 부분의 1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휴경농지를 이용한 친환경생태 양식, 순환여과시스템(RAS : recirculating aquaculture system)을 이용한 고밀도 양식 등 선진 기술이 활발해지면서 침체기를 벗어나 벼농사 대비 10배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매력때문에 어업인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생태복합양식 도입 급선무
따라서 경쟁력 있는 양식어종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다 어장 역시 친환경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친환경 양식품종이 있다하더라도 어류 양식은 결국 사료를 투여해야 하므로 오염량을 최대한 줄이는 생태복합양식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자동화되고 매뉴얼화된 양식어장 조성이 시급하다. 3D업종의 하나로 인식되는 현실에서 자동화 및 과학적 시스템 도입은 그만큼 어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미래 인류의 단백질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는 인식 전환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미래의 식량 부족 문제는 더 이상 육지에서는 해결 능력이 없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식탁에 올라오는 육류 가운데 소 한 마리에서 한 해 동안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차 한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거의 맞먹는다고 한다.
이처럼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하는 등 대기환경 및 배출수오염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을 차지했던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사육했지만 이제부터는 물에서 생산 공급되는 수산양식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미래학자 앨빈토플러는 “21세기 식량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산업은 수산양식이다”면서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워싱턴대학의 미래예측사이트에서는 향후 20~30년간 세계시장을 주도할 산업으로 지구온난화 관련 산업과 함께 수산양식 산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중국이라는 거대 수산물 소비시장(전세계 33%차지)에 인접한 우리나라는 양식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규모화와 산업화를 통한 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양식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