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3명’…농촌 학교 살리기 나선 지역민들

장흥 장동초 전교생 24명 전락

3명도 전학…통·폐합 위기

면민·동문·향우 등 성금 모금

2천만원 모아 졸업식서 전달

학생 교통비·장학금 등 사용

“맞춤형 특색교육으로 보답”

전남 장흥군 장동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통폐합 위기에 놓이자 학부모와 지역민, 향우, 동문들은 학교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추진위원회가 지난 9일 열린 제76회 장동초 졸업식에서 성금을 기탁하고 있는 모습./장흥 장동초등학교 제공
농·어촌지역 인구 감소로 전남의 많은 학교들이 통폐합 위기에 처한 가운데 장흥군에서 군민과 동문, 향우들이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힘을 모으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전남 장흥군에 따르면 19일 장흥군에 따르면 장동초등학교(교장 김진홍)는 올해 신입생이 3명이 그쳤다. 이에 따른 전교생도 5학급 24명의 소규모 학교로 전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까지 장흥읍에서 출퇴근하는 교직원의 차량을 이용해 등하교한 학생 3명은 해당 교직원이 이동하게 돼 이 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결국 이 학생들은 장흥읍 학교로의 전학을 결정, 장동초는 이로 인해 올해 복식학급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본 지역민들은 장동초 살리기에 나섰다. 장동면장이 적극 나서 장동면번영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21일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나섰다. 추진위에는 장동초 동문과 지역민, 향우 등이 다수 참여했다. 추진위는 면민들의 추억을 간직하고, 4천여 동문을 배출 했던 학교가 폐교 수순을 밟도록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아 성금을 시작했다. 전남도교육청과 장흥교육지원청, 장흥군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동창회와 향우, 지역단체 등 240여명이 학교살리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짧은 기간에 2천여만원의 학교살리기 기금이 모금됐다. 모아진 기금은 지난 2월 9일 제76회 장동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전달됐다. 이 가운데 700만원은 학생들 통학을 위한 1년 택시 운행비로 사용된다. 나머지 금액은 학생 교육활동에 지원할 계획이다.

졸업식에서는 또 장흥지역 11개 단체와 개인들이 660여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해 10명의 졸업생 모두에게 각각 60만원을 전달했다. 입학생 3명에게는 나머지 금액이 전달될 예정이다.

특히 장동초와 통·폐합되기 전 장동서초에 다녔던 김기표(70·서울 거주)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금연과 금주를 통해 모은 3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김진홍 장동초교장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동네가 나선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온전히 실천한 장동 교육공동체 여러분 모두가 존경스럽다”며 “장동초만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 특색 교육활동으로 작은 학교의 희망이 행복교육의 메카가 되도록 전교직원의 열정으로 학부모와 지역 주민, 그리고 동문들의 모교 사랑에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장흥/김상봉 기자 ks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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