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이윤택 이어 배병우까지…문화계 덮친 ‘미투’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방위로 확산되는 등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문단의 대표적인 원로 시인 고은의 성추행으로 문학계가 들끓고 이윤택·오태석 등 거장 연출가들의 잇단 성추문으로 연극계가 홍역을 치른 이후 연예계, 사진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 소나무 사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씨가 교수 재직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하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씨는 지난 2009년 사진 발명 170주년에 선정한 세계적 사진가 60인에 뽑히고 영국 팝가수 엘튼 존을 비롯한 해외 저명 컬렉터들의 눈에 띄면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서울예대 사진과 교수(1981~2015년)로 재직하면서 촬영지나 작업실 등지에서 제자들을 성추행,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씨 측은 “너무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전남 순천시는 배씨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문화의 거리에 있는 배병우 창작스튜디오를 폐쇄하는 한편 스튜디오에 전시 중인 작품도 이른 시일 내 철거할 방침이다.

영화·TV 등에서 활약하는 대중적인 배우들도 미투로 인해 성추문에 휩쓸린 상황이다.

영화배우 조민기는 교수로 재직했던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의 성추행 의혹 폭로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시질 않고 있다. 조씨는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계속되는 증언에 자신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우 조재현도 최율의 폭로에 이어 성추행을 당했다는 방송 현장스태프의 증언이 나오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조재현은 지난 24일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에 대해 “내가 죄인”이라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내려놓겠다고 입장문을 내놨다.

흥행 영화에서 인상적인 코믹 연기로 지명도를 쌓은 조연급 유명 코믹 배우 오달수씨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관련 기사 댓글로 인해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그가 연희단거리패에 몸 담았을 당시 여자 단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으로 오씨는 현재까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을 휩쓴 미투 운동은 향후에도 문화예술계 전반에 이어질 것으로 보여 또다른 폭로가 언제 터져나올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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