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올림픽’ 한반도 평화 시발점 기대

공동입장·단일팀 구성에 전세계 주목

북, 개회식에 김여정 ‘특사’로 보내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은 지구촌 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평화 올림픽’으로서 역할을 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번 올림픽에 참가할 외국 선수들은 평창 올림픽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한반도 정세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미국의 강경 대응과 맞물리면서 한반도 긴장지수를 크게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는 정세 전환의 큰 계기가 됐다.

북한의 참가는 단순히 대회 참가를 넘어서 남북한의 하나됨으로 이어졌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한반도기를 흔들며 들어선 공동입장뿐 아니라 남북한 선수가 성화봉을 이어 받아 마지막 성화 점화자인 김연아에게 건넨 장면은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발신하기 충분했다.

특히 여자아이스하키에서 남북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고 전 경기 패배라는 성적에도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일팀 구성 초기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연습과 경기를 치르면서 하나가 되었다. 새러 머리 감독은 “짧은 시간에도 남북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며 “정치적인 부담과 미디어의 높은 관심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냈다는 점은 내게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파견한 230명의 응원단은 단일팀과 북한 선수 응원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의 승부현장도 찾아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올림픽 분위기를 달궜다.

또 개회식 전날인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올림픽 전야제 성격의 공연을 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화해 분위기를 더 키웠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남쪽에 파견한 것은 남북관계 측면에서 이번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사로 보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사실상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앞으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이어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폐회식에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파견할 예정이어서 평창이 한반도 평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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