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그리고 평화올림픽

천안함… 그리고 평화올림픽

<문정현 법무법인 바른길 대표 변호사>
 

2010년 3월 26일 저녁 9시 22분께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인 1천200톤급 천안함이 선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그 당시 천안함은 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 한창 진행중인 백령도에서 남서쪽으로 1.8㎞ 지점을 순찰하던 중이었다. 그로 인하여 천안함에 탑승했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고, 40명은 사망, 6명은 실종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우리의 소중한 아들들이, 꿈과 사랑을 꽃피워야 할 젊디 젊은 청년들이, 분단된 조국의 한과 아픔을 안은 채 저 세상으로 떠나간 것이다. 다시 한번 그들의 넋과 유족들의 슬픔에 머리 숙여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함께 아파하는 진심을 담아.

그 이후 민군합동조사단을 구성한 정부는 침몰 원인에 대해 ‘북한의 어뢰공격’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발표에 대해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과학적 검증에 응하지 않고 정부발표에 대한 믿음만을 강조하고 있고,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에 대해 친북 좌파로 몰아세우고 있다. 그런데 민군합동조사단에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 ‘진실의 길’ 대표는 천암함 침몰의 원인에 대해 ‘좌초 후 충돌설’을 주장하며, 그 근거로 ‘화약냄새를 맡은 사람이 없었고, 사망자와 생존자 중 이비인후과적 손상이 없고,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고, 함선 내 형광등 상태가 온전하고, 물고기 떼죽음과 그을음이 없었다는 점’ 등을 내세워 합동조사단의 결론을 반박하였고, 2010년 11월 17일 KBS <추적 60분>에서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 편을 방송하여 천안한 침몰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경위야 여하튼 천안함 침몰로 인하여 산화한 우리의 용사 46분의 희생이 갖는 의미와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는 없다. 그들은 분명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천안함 사건으로 산화한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그들이 소망하는 조국은 어떤 조국일까? 한반도의 분단상태가 지속되고,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나라, 서로를 철천지 원수로 삿대질하는 나라를 꿈꾸었을까? 아니면 평화가 정착된 조국, 더 이상 미움과 증오가 아닌 화해와 용서가 살아 숨쉬는 조국, 그래서 젊은 청년들이 자유를 누리고 풍요를 누려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었을까?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렸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으로 인한 북미간의 전운이 가득한 암울한 나라에서, 선제공격을 감행하겠다는 미국의 으름장 속에, 핵전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협박 속에 세계가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상한 나라에서. 그러나 우리는 전쟁의 공포가 아닌 평화의 울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창올림픽을 준비하였고, 평화올림픽으로 승화하는 성공을 두손 모아 기도했다. 그래서 한반도기를 앞세운 단일팀 입장에 가슴 뭉클했고, 단일팀의 경기에 환호했고 행복했다.

어디 그뿐인가?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의 평화를 여는 단초가 되리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북한의 실세 중에 실세들이 평창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가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참가는 단순한 참가가 아니다. 남북간의 대화복원은 물론이고 북미대화를 여는 시발점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쟁위기에 처한 한반도를 평화의 한반도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믿고 있다. 이를 숨죽여 바라보는 눈빛이 애처롭고 간절하지 않은가?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되었다며 아우성이다. 통일대교를 점거한 채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기어코 막겠다는 무리를 바라보면서 서글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서 군내면을 잇는 다리 통일대교! 1998년 6월 15일 개통된 다음 날 현대그룹 회장이었던 정주영 회장은 통일대교를 이용해 소를 몰고 방북하였다. 그날의 감동을 되살리는 통일대교였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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