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위해 생과 위주 과일 소비확대 필요

<김병삼 전남도농업기술원 농학박사>
 

2016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의 첨가당 감축을 주된 목표로 하는 제1차 당류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국민의 가공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총 섭취량의 10% 이내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식습관 및 인식개선, 저당식품 선택환경 개선, 당류 줄이기 추진기반 구축의 3개 핵심전략을 공표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과일이나 채소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을 강조해온 정부의 입장이 국민에게 혼선을 초래할 수 있어서 가공식품의 당류 저감정책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과일이나 과일 가공품 등의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당류 및 과일 섭취 장단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2018년부터 식품표시에 당류함량과 당류 1일 영양성분 기준치(100g)에 대한 비율표시가 의무화 되었다. 외국의 총 당류 1일 영양성분 기준은 영국·EU는 90g, 캐나다는 100g이며, 우리나라는 100g이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1인 1일 평균 섭취량은 2007년 59.6g에서 2013년 72.1g으로 연평균 3.2% 증가추세이다. 이 중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07년 33.1g에서 2013년 44.7g으로 연평균 5.1% 증가하고 있어, 2007년 56%에서 2013년 62%로 증가 추세이며, 당류 섭취의 주요 공급원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과일로 부터의 당류 섭취량은 2007년 16.4g에서 2013년 15.8g으로 감소하고 있어 이는 과일소비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과일유통량은 2016년 기준 연간 332만 톤으로 국내산이 77.5%, 수입과일이 22.5%를 점유하고 있다. 이중 85.8%는 생과로 소비되고 있으며 14.2%는 가공 산업에 이용되고 있다. 또 생과의 소비는 추석이나 설 명절에 50% 이상 집중되어 바람직한 소비의 형태를 벗어나고 있다. 국내 과일 가공량 추이는 2000년대 이후 약 20만 톤 수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26만톤 수준이었으나 전체 생산량 가운데 가공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당 첨가물이 없는 착즙주스 시장은 건강에 대한 인식 강화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주로 사과나 배 등을 이용한 착즙주스 형태로 국내 생산 과일을 이용해 가공하고 있는데, 농가 단위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로 비상품과를 활용하고 있다.

과일주스 및 음료 조제할 때 소비자가 선호하는 단맛을 내기 위해 농축액 이외에 설탕이나 액상과당, 시럽을 추가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로 인해 당류 섭취가 증가되고 있다. 천연당의 대표주자인 과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일산업이 현재 추진 중인 당류 저감정책에 의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면 과일 가공산업 부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나 국내 생산 과일의 가공용 소비 비중이 10% 이내이므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의 음료시장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냉장과일주스 대신 착즙주스,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과일 소비확대에 있어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음료시장에서도 정체되어 있는 과채음료나 과일·채소 혼합음료가 착즙주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경향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의 제고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과일 가공 산업도 정부의 당류 저감 정책 및 소비자 요구에 맞춰 과일주스 제조할 때 첨가당을 줄이거나 전혀 넣지 않는 착즙주스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과일주스로의 소비 보다는 과일을 직접 섭취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과일 소비의 장점은 첫째, 식이섬유와 비타민C, 비타민A가 과일 주스보다 높고, 복합탄수화물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과일과 과일주스는 탄수화물 함량과 열량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과일은 탄수화물 중 식이섬유 비율이 과일주스에 비해 높고, 탄수화물 중 당류로 분류되는 단당류와 이당류의 비율이 과일주스에 비해 낮으며 과일은 복합탄수화물 비율이, 과일주스는 단순 탄수화물 비율이 높다.

둘째, 과일 섭취할 때 혈당을 천천히 조절하면서 상승시키며, 다량의 식이섬유로 포만감을 느껴 과잉섭취를 예방할 수 있다. 과일의 경우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과일주스보다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고 당류가 혈액으로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을 천천히 상승하게 한다. 그에 반해 과일보다 식이섬유 함량이 적은 과일주스는 상대적으로 포만감이 적고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고 떨어지게 된다. 과일과 과일주스의 열량이나 당류 함량은 비슷할 수 있으나 당류가 많이 함유되고 다른 영양소의 함량이 낮은 과일주스 제품은 과일보다 탄산음료와 매우 유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과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과일 생과를 1일 200g 이상 섭취한 사람은 고혈압과 영구치 우식 질병발생 위험이 낮았고 이에 반해 과일 가공식품을 1일 200g 이상 섭취한 사람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의 영양성분 및 대사 관련성에서 살펴보았듯이 과일은 식이섬유, 비타민류, 포만감, 혈당 측면에서 과일주스 및 음료보다 장점이 많다. 따라서 과일 섭취할 때의 장점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홍보하여 생과 위주의 과일 소비를 권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66.5kg으로 전 세계 평균 소비량인 75kg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수입과일이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과일산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과일생산 농가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당류 저감정책에 맞춰서 생과 소비확대뿐만 아니라 과일 가공 산업에서 국산 과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국내 과일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당이 첨가되지 않은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을 통해 국민건강 향상과 과일 소비촉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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