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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완도 넙치 양식장을 찾아서

남도일보 연중 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있다

“피·땀으로 키운 고기, 제값 받고 팔아봤으면…”

양식장 허가제·어민후계자 연령 제한 등 제도 정비 절실

어촌계 운영 개선·출하시기 등 정책적 배려도 뒤따라야
 

완도 양보영씨 어장
완도에서 올해로 8년째 넙치 양식을 하고 있는 양보용씨가 직접 먹잇감을 주고 있다.양씨는 어민들이 피·땀으로 일군 고기들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당국의 제도적 뒷받침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완도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10>완도 넙치양식장을 찾아서

‘국민횟감’으로 사랑받고 있는 넙치는 되레 광어라고 더 알려져 있다. ‘넓은 고기’라는 의미의 광어는 넙치의 방언 겸 한자어이다. 이같은 사투리로 더 잘 알려진 넙치는 ‘넓다’는 ‘넙’에 물고기를 뜻하는 ‘치’자를 붙여서 지어진 이름이다.

자연산 넙치는 2~6월이 산란기이나 현재는 양식기술의 발달로 연중 종묘생산이 가능해 계절에 관계없이 재배되고 있다. 특히 콜라겐 등의 함량이 높아 고소하면서 담백한 육질의 감칠맛을 즐길수 있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일등 횟감이다. ‘좌광우도’라는 말처럼 배를 아래쪽에 두고 머리 앞에서 볼때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면 넙치, 오른쪽에 있으면 가자미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남지역 어류 양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완도는 총 151어가에서 육상수조 형태나 해상 가두리 양식업이 성행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국내 광어 출하량은 완도는 제주(68% 점유·2만6천622t)에 이어 전국 2위로 1만1천t(28%)가량이 출하됐다. 이는 하루 평균 30t 정도로 맛이 좋은 겨울철 미식가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태풍·적조’말만 들어도 가슴 철렁

올해로 8년째 완도에서 넙치 양식을 하고 있는 양보용씨(53)의 양식장(완도읍 청해진로 청해수산)을 찾은 건 지난 달 22일 오전 이었다. 영하권을 맴도는 날씨인데도 육상수조 양식장에는 온기가 가득했다.1천600평 면적에 수조는 총 54개가 설치돼 있다. 이 정도 규모면 완도에서는 중위권 규모라고 양씨는 설명했다.

자신을 포함해서 모두 4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사료를 만들고 먹이를 주는 일이 대부분 하루 일과라고 한다. 보통 5월 8㎝크기의 치어를 입식해서 1년 정도 키우면 500~700g정도 성장한다. 지난해에는 ㎏당 1만5천원에 유통될 정도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이 양식장을 덮친데 이어 연달아 태풍 2개가 휩쓸고 간 이래 최근 2~3년간은 짭잘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양씨는 웃는다.

해상가두리에 비해 육상수조가 그나마 재배 여건이 낫다고는 하지만 태풍이나 적조같은 자연재해는 피할수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한시도 방심할수 없는게 양식어가들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한해 농사를 하늘에 맡기고 사는게 맘이 편하다고 한다. 그만큼 양식업은 피를 말리는 일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넙치 먹잇감
고등어·메가리 등으로 빚어만든 넙치 먹잇감.

양씨의 이력은 조금 이채롭다. 전남대 수의학과(85학번)를 졸업한 그는 원래 동물병원에 약품을 공급하는 중간상이었다. 양식장 고기들이 약으로 목욕(약욕)하는 제품을 홍보하러 완도에 왔다가 현재의 양식장을 구입하게 됐다. 이 때가 2010년 4월이다. 양씨에게는 40대 중반에 귀어를 하게 된 셈이다.결과적으로는 인생 이모작에 빨리 도전한 결과를 낳았다.양씨는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나 자신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난 8년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니 이제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씨에게는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양식장 허가가 기존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면서, 5년마다 재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이는 가두리양식장 어가들이 순식간에 폐업하는 현상이 비일비재 하는 바람에 제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좋지 않은 산물이다. 물론 관리감독 기관의 고충은 이해 하지만 축산농가(신고제)와 형평이 맞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제도 허점’어민들 특혜 사각지대 놓여

여기다 어민후계자의 연령 제한도 현실과 동떨어져 행정·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현행법상 어민후계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례보증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격 조건을 연령제한을 두다 보니, 뒤늦게 양식업에 뛰어든 사람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책자금의 사각지대가 되는 꼴이다. 어가들은 오래되고 노후화된 양식장을 현대식 시설로 대체하려면 수 억원대의 자금이 들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정부 혜택을 받아야하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어촌계 운영도 현실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씨처럼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에게도 지역 어촌계가 과감히 문호를 개방해 어려운 어촌을 살리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야 어려움에 처한 어촌을 살리는데 너, 나가 아닌 우리 모두가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하는 녹록치 않은 현실이 그렇다.

모든 농수산물이 그렇듯이 넙치의 출하조절 시기도 소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넙치의 집중 출하시기는 보통 11월말~1월초에 집중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결국 가격대 하락으로 이어져 어민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 고기가 시기적으로 성장해 수조는 한정돼 있는데다, 먹이 값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어가들이 한꺼번에 출하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현실적인 대안마련이 쉽지 않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관계 당국의 보다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양보용씨는 “어민들이 정부를 믿고 마음대로 양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어민들이 피와 땀을 들여 사육한 고기들이 제값을 받고 팔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완도/김동관 기자 kd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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