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당당한 더민주당을 원한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12일 6·13 지방선거 전남도지사 당내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국정주도권을 보수야당에 넘겨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 승리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심으로는 매우 마뜩찮았겠지만, 이 의원은 대외적으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대승적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의 불출마는 더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국정주도권을 위한 것이지만, 지역민에게는 공천폭력의 한 유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략에 의해 전남도민의 선택권을 크게 제한한 행위로 여겨진다.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더민주당의 천명은 정치구호에 그친 셈이다. 당이 우선이고 유권자들의 선택권은 두 번째였다.

이런 가운데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같은 날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정당당한 경선’을 천명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광주는 전략공천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는 곳”이라며 “정정당당한 경선을 원하며 그렇게 이기고 당선해야만 시정운영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위원의 이 같은 언급은 당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양 최고위원 전략공천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최고위원이 ‘전략공천’에 기대지 않고 타 후보들과 당당히 경선에서 겨뤄보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높게 평가할 만하다. 광주민심을 정확히 헤아리고 있으며 사즉생의 자세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더민주당이 장만채 교육감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당의 정체성 판단에 어느 정도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더민주당을 위해 희생한 이개호 의원은 “장 교육감이 2017년 2월 안철수 대표를 초청해 교장 등 교육기관장 수백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연 것은 민주당에 적대적 행위였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광주·전남 유일의 더민주당 의원이자 전 도당위원장인 이 의원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장 교육감의 입당을 허용한다면 더민주당은 이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배알도 없는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 ‘남의 떡’이 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일단 내 좌판에다 끌어다 놓는’ 그런 저급함에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당한 더민주당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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