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과잉생산 막자” 장성군, 논 타작물 재배 독려

콩ㆍ잔디ㆍ조사료 등 타작물 단지화 계획

전남 장성군이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것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장성군이 선택한 작물은 콩, 잔디, 사료작물이다.

농업인들에게 논 타작물 재배를 적극 권유하는 까닭은 쌀 공급과잉 구조를 해소해 쌀농가 소득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쌀 생산량은 약 420만t이다. 반면 수요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380만t에 불과해 매년 30만~40만t의 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쌀 가격이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인 12만원대로 주저앉아 쌀변동직불금 예산이 사상 최대치이자 세계무역기구(WTO)가 규정한 농업보조금 상한액(AMS)인 1조4천900억원을 꽉 채우고도 부족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쌀값 안정 대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쌀 가격이 16만원대까지 회복됐고 변동직불금 지급액도 큰 폭으로 줄었지만 같은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쌀 공급 과잉 사태가 상존함에 따라 장성군은 논 타작물 재배를 독려하고 있다.

쌀전업농 전라남도연합회 이재갑 회장은 논에서 콩을 재배하면 벼를 재배할 때보다 많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 1ha(약 3천평)에 콩을 심을 경우 콩소득(580만원), 경영 안정 대책비(57만원), 고정직불금(100만원), 콩 생산 조정비(280만원)을 포함해 총 1천23만원의 소득을 거둘 수 있다. 이는 벼 재배 소득(797만원)보다 28%가량 많은 수치다.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신청 자격도 완화됐다. 당초엔 2017년도 쌀 변동직불금을 수령한 농지로 한정됐으나 지난해 쌀 변동직불금을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논에 벼를 재배한 사실이 증명되면 신청이 가능하다.

장성군 농업인들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한결 수월하게 콩 농사를 지을 수 있다. 3개 권역에 건립한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콩 파종기, 콩 수확기, 콩 탈곡기, 콩 선정기를 저렴하게 빌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논 타작물 재배를 독려하기 위해 16일 농업인회관에서 ‘유기농 실천 및 논 타작물재배 결의대회’를 열었다. 유두석 장성군수와 농업인 100명, 농업인단체 회원 50명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유기농 실천 다짐 및 결의, 논 타작물 재배 성공 사례 발표, 유기농 중심의 친환경농업 정책 설명, 유기농 특별 강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콩, 조사료, 잔디 등 타작물의 단지화를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사업 신청-생산-판매의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성/전길신 기자 c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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